좋은 말씀/-매일 묵상

빌라도의 재판(4)(막15:2)

새벽지기1 2024. 3. 14. 04:33

'빌라도가 묻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네 말이 옳도다 하시매'(막15:2)

 

 빌라도의 질문에 예수님은 예상 밖의 대답을 하셨습니다. “네 말이 옳도다.” 이건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닙니다. 빌라도가 무슨 뜻으로 질문했는가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빌라도가 실제로 그렇게 믿고 물었다면 긍정의 대답이고, 별 무게를 두지 않고 건성으로 물었다면 부정의 대답이겠지요. 

 

예수님이 빌라도의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해서 이런 식으로 대답하신 건 아닙니다. 이 대답은 긍정이든지, 부정이든지 어느 쪽으로 받아들여도 옳은 말씀입니다. 우선 긍정의 의미로 그 대답을 살펴봅시다. 이것은 어제의 묵상에서 이미 어느 정도 방향은 제시된 것 같습니다.

 

예수가 유대인의 왕이라는 말은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을 전제합니다. 메시아는 구원자입니다. 구원자는 구원을 실행하는 자입니다. 구원은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신약성서 전체가 말하려는 핵심은 예수님이 우리의 생명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성서의 가르침을 이해하려면 생명의 깊이를 생각해야 합니다. 궁극적인 생명은 우리의 수명을 늘린다거나 단순히 죽었다가 다시 사는 것으로 획득될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생명과는 질적으로 다른 생명으로 변화되어야만 합니다. 그 주체가 바로 부활의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을 통해서만 궁극적인 생명을 얻을 수 있다면 예수님이 우리의 왕이라는 말은 옳습니다.

 

빌라도가 생각하는 왕은 예수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빌라도의 왕은 로마 황제나 그 황제의 적대자를 가리킵니다. 정치, 사회적인 차원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왕은 예수님과 너무 거리가 멉니다. 이런 왕은 일반적으로는 민중들의 삶의 파괴하고, 아주 좋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복지를 향상시킬 뿐입니다. 그런 것으로 우리가 생명을, 즉 구원을 얻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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