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베드로의 울음(8)(막14:71)

새벽지기1 2024. 3. 12. 03:09

'그러나 베드로가 저주하며 맹세하되 나는 너희가 말하는 이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니'(막14:71)

 

가룟 유다와 베드로를 비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둘 다 예수님을 배반한 인물입니다. 일반적으로 가룟 유다의 배신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으로, 베드로의 배신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으로 말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룟 유다는 자기의 잘못을 인식했지만 회개하지 않고 자살한 반면에 베드로는 회개했다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배신과 회개는 복음서가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는데 반해서 가룟 유다에 관한 것은 서로 경우마다 틀립니다. 가룟 유다가 배신자로 악명이 높지만 초기 기독교는 그에 관해서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마태복음과 사도행전만 유다의 자살을 보도합니다. 사도신경은 빌라도에게 책임을 묻지 유다에게는 아닙니다. 이런 건 복잡한 문제이니 접어둡시다.

 

배신, 배교라는 차원에서 볼 때 유다와 베드로의 무게는 다를 게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유다보다는 베드로가 더 비겁합니다. 유다는 나름으로 확신범이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던 메시아로서의 정체성을 예수님에게서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에게 속았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에게 결단의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서 대제사장들에게 밀고했겠지요. 자기의 행동이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는 목숨을 던졌습니다. 

 

베드로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닙니다. 단지 자기의 안전만이 중요했던 건 아니었을까요? 유다가 대제사장과 맞짱을 뜬 반면에 베드로는 여종과 하인들의 조롱을 받았습니다. 졸렬한 면모를 여지없이 보였습니다. 자살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위인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평생 ‘주홍글씨’를 마음에 새긴 채 초기 기독교가 처한 풍찬노숙의 상황을 평생에 걸쳐 온 영혼으로 감당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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