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 장에서는 ‘말 하기’와 ‘말 듣기’에 대한 격언이 많이 나옵니다. 지혜를 따르는 사람은 할 말에 대해 깊이 생각합니다(28절). 진실을 말하기 위함이고(7절), 상황에 알맞는 말을 하기 위함이며(23절), 듣는 이에게 도움이 되도록 말하기 위함입니다(4절, 26절). 진실을 말한다는 핑계로 비수같은 말을 쏟아놓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행위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분별 없이 속에 있는 생각을 “가시돋힌 말”(4절, 개역개정 “패역한 혀”)과 “악한 말”(28절)로 쏟아 놓습니다. 그런 말은 그 사람의 본색을 드러낼 뿐 아니라 듣는 이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을 들을 때가 입과 혀를 특별히 조심할 때입니다.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거친 말로 그 감정을 드러내면 분노가 증폭합니다. 그럴 때면 감정을 자제하고 “부드러운 대답”(1절, 개역개정 “유순한 대답”)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책망과 훈계”(5절, 10절, 12절, 31절)는 자주 듣는 이의 감정을 상하게 합니다. 말하는 사람이 아무리 좋은 뜻으로 한다 해도, 자신의 허물에 대해 지적 받는 것은 기분 상하게 하는 일입니다. 게다가, 비판하거나 비난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내뱉으면 비수로 마음이 찔리는 것 같습니다.
지혜를 사모하는 사람은 그런 말을 들을 때 감정을 자제하고 그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할 줄 압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혜 있는 사람은 칭찬하는 말보다 비판하는 말에 더 귀를 기울입니다(22절). 그런 것을 싫어하고 그런 말을 해 주는 사람을 멀리하는 것은 어리석음 중 가장 큰 어리석음입니다(10절, 12절). 그것은 자기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일이 됩니다(32절). 어리석음을 따르는 길은 패망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반면, 지혜를 따르는 사람에게는 영광이 따릅니다(33절).
묵상:
야고보 사도는 혀를 “불”이라고, “불의 세계”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혀는 우리 몸의 한 지체이지만, 온 몸을 더럽히며, 인생의 수레바퀴에 불을 지르고, 결국에는 혀도 게헨나의 불에 타버립니다”(약 3:6)라고 말합니다. 말이 가지는 파괴적인 힘에 대해 경고하는 것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말로써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것에 대해 말하지만, 악한 말은 듣는 이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냅니다. 칼은 육신에 상처를 내지만, 혀는 마음에 상처를 냅니다. 육신의 상처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금새 치료되지만, 마음의 상처는 잘 낫지 않습니다. 날카로운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을 우울증의 깊은 늪에 빠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적절한 말, 사랑이 담긴 말, 진정성이 있는 말은 듣는 사람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 줍니다. 어려움을 당한 사람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주면서 던진 한 마디가 듣는 사람의 지옥같은 마음에 빛을 비추어 줍니다. 마음 담긴 한 마디가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 줍니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삼사일언’이라는 사자성어도 나왔습니다. 한 마디 말을 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보통의 경우에도 그래야 하지만, 예민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래야 합니다.
혀를 검처럼 마구 휘두르며 사는 것이 잘 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세태 속에 살고 있습니다. 거친 말, 야한 말, 험한 말을 할수록 주목 받는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이방인으로 살기를 소망합니다. 다윗처럼 “주님, 내 입술 언저리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 앞에는 문지기를 세워 주십시오”(시 141:3)라고 기도하며 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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