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옷이 광채가 나며 세상에서 빨래하는 자가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매우 희어졌더라.' (막 9:3)
마가복음 기자는 예수의 변형을 광채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광채는 신적인 영광에 대한 문학적 서술입니다. 출애굽기 34:29의 보도에 따르면 모세가 십계명을 새긴 두 돌 판을 들고 시내 산에서 내려올 때 얼굴 피부에 광채가 가득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여호와와 대화했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자기를 보려고 하는 이스라엘 자손을 위해서 얼굴을 수건으로 가렸습니다.
마태복음에 따르면 마리아가 예수님이 묻힌 무덤을 찾아갔을 때 주의 천사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돌을 굴려내고 그 위에 앉았는데 그 형상이 번개 같고 그 옷은 눈같이 희었다고 합니다.(마 28:2,3) 눈같이 흰옷은 바로 본문의 빨래한 흰 천과 똑같은 종교적 상징입니다. 예수님의 승천 장면에도 흰 옷 입은 천사가 등장하는데,(행 1:10) 흰 색은 곧 빛을 가리킵니다.
이런 표현들은 묵시문학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묵시문학에서 의인은 광채 나는 하늘과 별들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변화됩니다.(단 12:3, 제4 에즈라 7:97) 이티오피아의 에녹서 62:16절에서 의로운 사람들이 입는 영광의 옷은 불멸을 담지하는 생명의 옷으로 불립니다. 메시아적 대사제는 특별한 옷을 입고 해처럼 빛납니다.(레위의 유훈서 18:3,4절)
위에서 조금 까다로운 설명을 드렸는데, 핵심은 오늘 본문의 광채가 이런 유대교의 전체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가복음 기자는 이런 맥락에서 예수님이야말로 신적인 영광과 권능을 그대로 지닌 분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 광채가 실제 사건인지 아닌지 하는 것은 별로 큰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나뭇잎에 맺힌 작은 물방울에서 우주론적 광채를 경험하듯이 초기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에게서 그런 놀랍고, 아주 특이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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