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씨 뿌리는 농부(2)(막 4:27)

새벽지기1 2023. 6. 18. 06:35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하느니라.' (막 4:27)

농부는 다만 씨를 뿌렸을 뿐이지만 씨는 ‘나서 자라’났습니다. 어제 한번 짚었지만 우리는 이 원리를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의 의지나 의도와 상관없이 생명의 세계를 열어간다는 엄정한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 우리는 우리가 완전히 의존해야 할 하나님의 나라를 오히려 우리가 생산할 수 있을 것처럼 과욕을 부리게 됩니다. 일종의 도구주의에 빠진다는 말씀입니다.


제 눈에는 요즘 ‘한기총’ 집행부의 활동이 이런 과욕의 전형처럼 보이는군요. 기독교 매스컴에 따르면 신임대표회장인 이용구 목사는 지난 5일 이취임식에서 “반기독교적 도전에 강력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포부를 내세웠더군요. 한국교회의 화합과 연합, 사립학교법 재개정, 음란과 도박 및 사행성 문화 갱신이 그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기독교의 정치적인 힘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강해 보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설교를 맡은 정진경 목사는 한국교회가 겸허해야 한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 앞에 자기를 완전히 종속시켜야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할 뿐이지 그것을 실행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물론 선포와 실행을 칼로 무를 자르듯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발생한 하나님의 평화를 선포하면서도 동시에 그런 운동에 구체적으로 참여해야하겠지요.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는 선포와 실천이 일치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영적 안목이 필요합니다. 이런 영적 안목은 2천년 기독교 역사와의 대화인 신학에 의해서 주어집니다. 이런 토대에서 교회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도, 과대포장하지도, 또는 비하하지도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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