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헤롯의 근심 (막 6:26)

새벽지기1 2022. 12. 7. 07:31

'왕이 심히 근심하나 자기가 맹세한 것과 그 앉은 자들로 인하여 그를 거절할 수 없는지라.' (막 6:26)

헤롯은 헤로디아의 딸이 세례 요한의 머리를 달라고 할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요. 아마 거기에 모였던 그 어떤 사람도 그걸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헤롯은 지금 어디로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외통수에 걸린 셈입니다. 요한을 죽인다는 건 양심을 땅에 묻는 일이며, 뭐든지 주겠다는 자신의 말을 거두어들인다는 왕의 체통이 구겨지는 일입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일구이언의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근심에 싸였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일로 근심하지만, 어떤 때는 자기가 쏟아내는 무책임한 말로 인해서 근심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비교적 말을 많이 하고 살아가는 설교자들은 이런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습니다. 지난 6월10일 영락교회 이 아무개 목사님은 설교 도중에 극단적으로 정치적인 말씀을 하셨다는군요. 오늘 우리에게 중요한 건 “자유주의냐 반미친북사회주의냐”라면서, 진보와 보수라고 표현하지 말고 좌파와 우파로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라고 다그치셨더군요. 방송을 책임진 CBS 피디는 그 대목을 편집해서 내보냈다고 합니다. 영락교회는 해당 피디를 문책하고 사장이 공식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네요.

 

일부 보수적인 입장의 설교자들이 강단에서 쏟아내는 매우 노골적인 반공, 반북, 친미적인 발언은 정치 선전이지 설교가 아닙니다. 정치도 모르고 신학도 모르는 사람의 무책임한 발언입니다. 그걸 어떻게 뒷감당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렵군요.
제가 보기에 이렇게 무책임한 발언은 오늘 본문의 헤롯에게서 볼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권위주의에 사로잡힌 목사들에게서 나옵니다. 정치적 권위주의도 이렇게 경솔하고 공격적이지만 종교적 권위주의도 이에 못지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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