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2일
“‘힘들지?’라는 말 가끔은 어색하죠, 그냥 ‘소주 한 잔 할까!’라고 말해 보세요.’ 요즈음 세인들의 심정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습니다. 어떤 말로도 백성이 지금 당하고 있는 아픔을 위로 받을 수 없는 우울한 시대라는 말입니다. 포장마차에서나 사용하는 욕이라도 한번 내뱉고 싶은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파병 대상국의 테러가 끊임없는 것처럼 국민들의 상처는 아물 틈이 없습니다.
특히 우리 국민을 짓누르고 있는 정치적 상황은 너무도 답답하고 서럽기까지 합니다. 탄핵폭풍 이후에도 촛불집회와 정치권의 공방 등 빛과 소리가 멈추질 않고 있습니다. 정말 피난처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렇게 나라의 위기가 고조되고 어려움과 문제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을 때에 교회의 임무는 과연 무엇일까요? 국가의 난제들에 대해서 사람들과 모여 대화를 나눌 때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입장에 서야할까요?
교회는 먼저 사소한 것에 너무 매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소하다니요? 나라의 비상사태를 보고 소가 닭 보듯 하란 말인가요? 물론 그런 뜻이 아닙니다. 교회가 사회참여를 거부하자거나 혹은 그것이 전혀 성도들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또한 정치사안에 안이하게 대처하거나 침묵하자는 말도 아닙니다. 교회의 정치참여는 죄가 아니며 아니 오히려 냉담한 것이 죄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가 나라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과 사회 참여에 적극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일에 교회가 지나치게 몰두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정치참여를 사소하다고 표현한 것은 비교해서 볼 때 덜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예컨대 정치라는 주제로 신자의 대화의 중심을 장악 당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정말 관심을 가져야할 일을 놓쳐 버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마22:15이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세상은 세상대로 교회는 교회대로 각자 전공과목이 따로 있으며 각자의 중심역할을 조화롭게 잘 해나가라는 것입니다.
요즈음 교회의 모습은 전공과 부전공이 바뀐 듯합니다. 가령 이 시대와 나라의 잘못에 대해서 그리스도인들이 책임을 진다는 것은 나라를 불쌍히 여기는 제사장으로서의 책임이 있다는 말이지 법적 책임을 전부 지는 범죄자는 아니란 말입니다. 법적 책임은 당연히 정치인들에게 있는 것이며 그러므로 교회가 나라 일에 대해서 법적 죄인처럼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는 것입니다. 로마의 멸망을, 6.25동란이나 IMF와 같은 위기를 교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지 않습니까?
또한 우리나라가 신정국가가 아니지 않습니까? 한편 교회가 정치에 대해서 지나치게 몰두해서는 안될 이유는 정치나 국가가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안정된 국가는 여러 가지로 국민에게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나라의 안정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딤전2:1-2).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나 정치가 우리의 영원에 대해서 책임져주지는 못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고요하고 평안한 삶과 함께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데 이르는 것입니다(딤전2:4). 때로는 이 구원을 위하여 나라의 평안을 깨기도 하십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국가에 어려움이 올수록 오히려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로 입술을 가득 채워야 합니다. 나라의 혼란과 무질서에 대한 원인이 사실 하나님의 섭리를 알지 못하고 하나님의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 죄로부터 기인한다는 삶의 원리를 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즉 지금과 같이 나라의 위기 때에는 가이사의 뉴스보다 부활뉴스를 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직 우리 국민이 충족할 수 있는 길은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라는 진리를 전파해야 합니다. 기자나 앵커맨이 가이사의 뉴스를 전하는 것처럼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뉴스를 영적 기상도와 함께 보도해야합니다. 세상이 총선 등 쟁점이 될만한 큰 사건이 있을 때 집중 보도하는 것처럼 교회도 부활절과 같은 큰 사건이 있을 때는 특집 뉴스를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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