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붐비는 지하철
막히는 도로에서 짜증날 때 20분만 먼저 나섰어도……
날마다 후회하지만
하루에 20분 앞당기는 일이 어디 그리 쉽던가요.
가장 더운 여름날 저녁,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과
사람에 쫓기는 자동차들이
노랗게 달궈놓은 길 옆에 앉아 꽃 피는 모습 들여다보면
어스름 달빛에 찾아올 박각시나방 기다리며
봉오리 벙그는 데 17분 꽃잎 활짝 피는 데 3분
날마다 허비한 20분이 달맞이꽃에게는 한 생이었구나...”
시인 고두현의 시 「20분」의 전문(全文)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