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요리사의 솜씨 좀 보게
누가 저걸 냉동 재룐 줄 알겠나
푸릇푸릇한 저 싹도
울긋불긋한 저 꽃도
꽝꽝 언 냉장고에서 꺼낸 것이라네
아른아른 김조차 나지 않는가
시인 반칠환 님의 시 「봄」입니다.
저 요리사의 솜씨 좀 보게
누가 저걸 냉동 재룐 줄 알겠나
푸릇푸릇한 저 싹도
울긋불긋한 저 꽃도
꽝꽝 언 냉장고에서 꺼낸 것이라네
아른아른 김조차 나지 않는가
시인 반칠환 님의 시 「봄」입니다.
마음들이 허(虛)하니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이 유행입니다.
그 요리사 솜씨 한번 신통방통합니다.
이 시인의 요리 솜씨 좀 보십시오.
어떻게 이 짧은 시 안에 신선한 봄 들판을 옮겨다 놓았는 지.
시인의 봄 요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푸릇푸릇한 저 싹도 울긋불긋한 저 꽃도
사실은 꽝꽝 언 냉장고에서 꺼낸 냉동식품이랍니다.
그 치들이 시인의 손에 닿으니 아지랑이처럼 김이 어리는 이 신선한 봄의 맛.
한 입 깨어 무니 ‘봄’이라는 말 속에 깃든 소망, ‘봄’이라는 말 속에 스민 애틋함,
‘봄’이라는 말 속에 솟아나는 꽃 핌.
요리사 솜씨가 이 정도일진데,
만물을 지으시고 섭리하시는 주님의 솜씨는 어떠하겠습니까.
주님이 말씀하시고, 주님의 손에 닿으면 동토(凍土)같은 삶에
신통방통 봄 기운이 돋습니다.
아른아른 김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이르시되 달리다굼 하시니
번역하면 곧 내가 네게 말하노니 소녀야 일어나라 하심이라.” (막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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