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이동원목사시편묵상

시편 141편 <황혼녁의 기도>

새벽지기1 2018. 6. 21. 08:00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은 밝아오는 새벽을 바라보며 시편 63편을 읽고 기도했습니다. 
  시편 63편이 새벽의 기도라면 시편 141편은 저녁의 기도입니다. 
  황혼이 짙어 갈 때 이 시편을 읽어보십시오. 
  우리의 분주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황혼의 평화가 임할 것입니다.


  이 시편은 황혼녁의 기도입니다. 
  우리의 미움은 용서로 녹아지고 우리의 고통은 은혜로 치유될 것입니다.

  하루 온종일 힘든 일들을 경험하면서 우리의 마음은 무의식 중에서 상처를 입었습니다. 
  분심을 가라앉히고 기도하는 내 마음의 수면에 문득 문득 떠오르는 분노는 
  내가 얼마나 치열하게 하루를 살았는가를 보여줍니다. 
  하루 동안 아니 특별히 지난 오후의 그 답답했던 시간들 속에 내 입술로 분출된

  조급했고 더럽혀진 언어의 부끄러운 방황들을 되돌아보십시오.

 

  이제는 입을 다물고 귀를 열 시간입니다. 언어만이 기도가 아닙니다. 
  우리는 언어를 넘어서는 기도를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기도의 언어가 강둑이라면 기도 그 자체는 강물이라고 말한 이가 있었습니다. 
  기도의 언어는 기도의 방향을 이끌어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강둑의 경계가 정해졌다면 이제는 조용히 흘러가야 합니다.


  저녁 기도는 흐르는 강물입니다.

  기도하다가 생각의 소요가 있거든 지는 황혼을 바라보며 손을 드십시오. 
  조용히 들어올린 기도의 팔에 주를 향한 소원을 담아 올리십시오. 
  산간 마을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농가의 담장 넘어로 피어 올려지는 
  그 평화로운 연기와 함께 농부는 하루의 피곤을 날려보냅니다. 
  입술에 담겨진 피곤한 언어의 유희 대신 이제는 어둠속에 임하는 안식의 은혜를

  갈망하십시오.

 

  기도
  주님,

  저녁의 평화를 그리워하며

  하루를 부끄럼없이 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