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욥의 신앙을 자랑하고 칭찬하자 마귀가 곧바로 반박하고 나섭니다. '욥이 어찌 까닭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욥1:9)' ' 하나님이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욥이 순수하게 당신을 경외하는 줄 압니까? 무언가 다 꼼수가 있어서 그러는 겁니다' 사단은 이렇게 뒤틀린 심보로 욥의 신앙을 폄하합니다. 이어서 그는 하나님께도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주께서 그와 그의 집과 그의 모든 소유물을 울타리로 두르심 때문이 아니니이까 주께서 그의 손으로 하는 바를 복되게 하사 그의 소유물이 땅에 넘치게 하셨음이니이다(욥1:9)'
욥이 그렇게 하나님을 경회하는 것을 하나님이 미끼로 욥을 꼬드겼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사단의 논리에 의하면 , 욥의 진짜 관심은 하나님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겨 줌으로 얻어낼 수 있는 축복과 혜택에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하나님은 그 유익을 얻는 수단에 불과함 셈이지요. 하나님은 욥을 복이라는 미끼로 꼬드기시고 욥은 미끼를 빼먹기 위해서 하나님을 교묘히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성도간의 관계가 하나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숭고한 사랑과 헌신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아주 천박한 저작거리의 인간관계와 같다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유익을 위해 서로를 교묘히 이용하는 관계라는 것이지요. 사단은 지금 아주 치밀하면서도 교활하기 짝이 없는 논리로 참된 신앙의 근간을 위흔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정하신 가장 탁월한 신앙이 그렇다면 이 세상에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신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 사단의 논리가 우리에게는 잘도 먹혀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신앙이 마귀가 제시한 신앙에 더 가깝다는 것을 발견하며 섬뜩해집니다. 우리는 우리가 순종해야 할 하나님은 원하지 않고 우리의 필요를 위해 이용할 수 있는 하나님을 원합니다. 우리는 우리를 다스리는 하나님보다 우리가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하나님을 원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욕망과 권리를 그 앞에 포기해야 할 하나님을 원치 않고 우리의 소원을 성취해 주고 우리의 욕망을 채워줄 하나님을 원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행하는 것은 질색을 하며 싫어하면서도 복 받는 데에는 환장합니다. 행함의 열매를 맺는 믿음은 전무하면서 하늘의 복을 끌어내리는 믿음은 충천합니다. 우리의 행함이 없는 믿음이 우리의 신앙이 얼마나 마귀적인 신앙에 근접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에 만연한 기복신앙, 번영신앙은 마귀가 제안한 신앙의 길을 은밀히 따라가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신앙이 버젓이 교회안에 자리를 잡고 교인들의 생각과 삶을 주관하며 한국교회의 양적부흥을 견인하는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 쓴 열매들을 거두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왜곡된 신앙위에 세워진 교회가 급속히 몰락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욥은 하늘과 땅의 모든 존재들이 지켜보는 우주의 시험대 위에 올라가 하나님만을 순수하게 사랑하여 그를 경외하는 신앙이라는 것은 도무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단의 도전을 물리치고, 그런 참된 신앙이 분명히 존재하며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증해 주었습니다. 여기에 욥이 당한 고난의 한가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욥이 고난을 통해 입증한 참된 신앙의 회복이 절실합니다. 우리가 비록 이 땅에서 세상적인 축복과 평안을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고난과 시련속에 살지라도 주님으로 만족하고 그 분을 변함없이 섬긴다면, 우리도 아주 미약하나마 욥이 보여준 참된 신앙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왜곡된 신앙이 범람하는 시대에 하나님을 순수하게 섬기는 신앙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 증거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 시대에 참된 복음 증거하고 생각합니다. 이 고독한 신앙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모든 분들께 주님의 위로와 은총이 있기를 바랍니다.
<코아라이프9월호(2013년도)'박영돈 목사의 종교칼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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