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가지 않았던 길을 걷고 있는 느낌이다.
조금은 낯설기까지 하다.
불과 닷세 전에 걸었던 길이다.
가로수가 아침햇살에 춤을 추고 생기를 더하고 있다.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사양반의 발걸음도 가볍다.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의 모습도 활기가 돋보인다.
모두가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버스 창문사이로 불어오는 아침공기도 싱그럽다.
가양대교 위의 교통체증도 한가롭게 느껴진다.
늘 그렇듯이 월요일의 진풍경은 변함없지만 오늘따라 여유롭게 느껴진다.
여전히 그 멋을 자랑하는 한강의 물줄기도 아침햇살에 춤을 추고 있다.
모두가 질서가 있다. 분명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그 분의 장중에 붙잡힌 아름다운 모습이리라.
지난 주 수요일 어느 친구로부터 소포를 하나 받았다.
그 전 주 토요일에 오랜만에 문자 한 통을 받았는데 조만간 책한권을 보내겠다는 짧은 내용이었다.
호기심에 소포를 열어보는 순간 저으기 놀랐다.
이제까지 손에 넣었던 책 중에 이렇게 두꺼운 책은 처음이었다.
두께가 무려 900페이지 정도다. 더구나 그 값은 5만원에 가깝다.
책 제목과 저자를 보는 순간 다시한번 마음을 여미게 한다.
아마도 올 여름 더위는 이 책과 더불어 지나갈 듯하다.
그간 며칠 동안 그 책과 씨름하는 나의 모습이 조금은 낯설다.
그간 대했던 여러 책과는 다르기에 이를 대하는 나의 마음도 조금은 다른가 싶다.
아마도 지난 주 여의도 사무실에 나가지 못했던 날들을 돌아보니
전날 이 책과 씨름하는라 잠을 설친 날들이었음이 기억된다.
산책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려했던 나의 마음은 점점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는 분명 산책이 아니라 등산이 될 것 같다.
아니 암벽등반이나 산악훈련이 되리란 불길한 예감이 들기까지 한다.
만나는 동네가 낯설기도 하지만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게 한다.
때때로 험준한 길을 만난다.
장애물도 많다. 이제까지 걸었던 길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그 길은 여전히 나에게 매력적이란 사실은 그 길을 계속하게 하리라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암튼 계속하고 싶다. 그 길을 다 걷는다 해서 크게 달라진게 없겠지만
분명 그 길을 걷는 동안 나의 몸과 마음은 무엇인가 달라질 것이고
앞으로 걸어야할 믿음의 순례길에 새로운 각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로 가봐야겠다.
더구나 이러한 길이 앞으로 열 차례가 더 있다한다.
잠시 사무실에 올라가기 전에 광장의 벤치에 앉아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한낯의 무더위로 달구어질 광장에는 아직 서늘한 기운이 남아있다.
새벽이슬로 생기를 더하는 나뭇잎들이 참으로 한가롭게 다가온다.
이러한 아름다운 자연을 지으시고 우리로 하여금 다스리게 하시고
즐기게 하시는 그 분의 놀라운 사랑과 섭리에 머리가 숙여진다.
이렇게 친구와 나눌 수 있음은 주님의 놀라운 선물이다.
친구의 안부를 묻고 싶고, 이 무더운 나날동안 더욱 강건하기를 기도한다.
우리를 사랑하시되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게 사랑하시며
우리의 삶이 그 분의 장중에 있고 그 은혜만이 우리의 소망됨을 깨닫게 하심이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지.
이를 알게하심 또한 그 분의 인자하심이다.
친구야!
오늘도 우리 주 안에서 강건하자.
주님께서 선물로 주신 많은 것들을 감사함으로 누리며 살아가는 복된 날이 되자.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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