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384

산괴불주머니

산괴불주머니 예전에 아이들이 차고 다니던 작은 주머니에 예쁜 여러 가지 색의 헝겊으로 장식되어 있던 것을 괴불주머니라 부르며, 이 주머니에 엽전을 넣어 두었다가 엿장수가 오면 꺼내어 엿을 사먹기도 했다고 한다. 꽃의 모양이 현호색과 비슷하며 굳이 따져 보자면 조금 더 가늘고 꿀주머니가 위로 조금 휘어진 느낌이 든다. 보물주머니란 꽃말처럼 황금색의 꽃들이 귀한 보물처럼 여겨지는 봄꽃이다.

천국과 지옥

천국과 지옥 한 노승에게 어느 날 권세 있는 무사가 찾아왔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를 가르쳐 주십시오." 노승은 매우 마땅찮은 표정으로 답했다. "말해 줄 수야 있네만 자네에게 그걸 이해할 만한 머리가 있나 모르겠네." 무사는 불쾌감을 참으며 말했다. "무례하오. 당신이 지금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고 있소?" 목소리에 노여움이 묻어났지만, 노승은 깔보는 태도를 안 굽히고 말했다. "별로 대단한 사람은 아닐 테지. 자네는 어리석어서 그 사실을 모르는 것 같지만." 무사는 분해서 몸을 떨었다. 그럴수록 노승은 한층 더 놀리는 투로 말했다. "저 허리에 찬 것은 검이라 부르는 물건인가? 음식 자르는 칼처럼 보잘것없어 보이는군." 무사에게 더한 모욕은 없었다. 당장 칼로 목을 칠 기세로 검을 잡는 순간 노..

봄날의 실수

망했다.... 어제 지리산 계곡을 오르면서 봐 둔 철쭉 포인트... 새벽어둠이 걷히기 전 집을 나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착한 곳이다. 촬영하기 좋은 위치를 가려니 물을 건너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 신발과 양말, 가방도 벗어두고 카메라와 삼각대만 메고 계곡물을 건넌다. 아직 물이 차 발이 시리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신없이 촬영한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배고픔도 뒤로하고 촬영 결과물을 큰 모니터로 확인하자... 이런, 제길 헐.... 이 머꼬? 사진에 벗어둔 신발이 보기 좋은 위치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색상까지 밝은 주황으로 눈에 확 들어온다.... 아, 망했다... 낼 또 가야 하나? 이틀 연속 산을 헤매니 온 몸이 쑤시는데... 우짜모 좋니?

간소하게, 그리고 간소하게 살라

간소하게, 그리고 간소하게 살라 법정 스님은 살아계실 때 자신이 사랑한 책 50권을 소개하였는데, 그중에서 첫 번째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을 꼽았습니다. 법정은 그 책을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의 저서 이 성경처럼 널리 읽혔다는 사실은 그의 현존을 말해 준다. 그의 글과 주장은 지금도 정신세계에 널리 빛을 발하고 있다”라고 평가 했지요. 하버드대 출신인 소로우는 어느 날, 손수레에 단촐한 짐을 싣고 월든 숲으로 들어갑니다.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밭을 갈며 사색과 독서, 산책으로 채워진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소로우는 의 곳곳에 그가 왜 문명과 사회를 등지고 고집스럽게 자연 속으로 들어가야 했는지, 그만의 고뇌가 절실한 문장으로 새겨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