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저자는 앞에서, 예수께서 천사보다 높임 받으셨고 더 높은 이름을 받으셨다고 했다. 당시 사람들 중에는 천사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자는 그 사실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편지의 독자들이 유대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므로, 어떤 사실을 논증하려면 구약성경에서 그 증거를 찾아야 했다. 당시에 구약성경은 세 언어로 읽을 수 있었다. 원전은 히브리어로 되어 있었고, 아람어로 번역된 성경(타르굼)이 있었으며, 헬라어로 번역된 성경이 있었다. 이 중에서 저자는 헬라어 번역 성경 즉 칠십인역에서 이 모든 말씀들을 인용한다.
저자는 먼저 시편 2편 7절과 사무엘하 7장 14절을 인용하여(5절) “아들”로 불렸다는 점에서 예수님은 천사보다 뛰어나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신명기 32장 43절에서, 천사들이 예수님을 경배할 것이라는 예언을 찾아낸다(6절). 실제로, 예수님이 태어나셨을 때 하늘의 천사들이 경배하며 노래했다(눅 2:13). 이어서 그는 시편 104편 4절을 인용하여, 천사들이 하나님의 심부름꾼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7절). 반면, 시편 45편 6-7절은 하나님께서 아들에게 기름을 부으셔서 높여주셨다고 말한다(8-9절). 시편 102편 25-27절은 주님으로 높임 받은 예수님의 영원성을 말한다(10-12절). 마지막으로 저자는 시편 110편 1절을 인용하여, 하나님께서 아들을 천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자리로 높여 주셨다고 강조한다(13절).
이 모든 인용을 마친 다음, 저자는, 천사들이 믿는 이들을 섬기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구원의 상속자가 될 사람들”(14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을 가리킨다.
묵상:
성서는 하나님의 뜻을 인간에게 전달하고 그분의 뜻을 따라 인간을 돌보고 인도하는 천사의 존재를 인정합니다. 예수님은 천사의 존재에 대해 당연하다는 듯이 말씀하셨습니다. 약자들을 무시하지 말라고 가르치시면서,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 18:10)고 하셨고, 회개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을 두고, 하나님의 천사들이 기뻐할 것이다”(눅 15:10)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말씀에서 “수호천사”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은 재림의 날에 천사들과 함께 나타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 24:31).
이런 말씀을 읽을 때, 성화나 동화 혹은 영화에서 그려진 날개달린 천사의 모습을 상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천사는 근본적으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머리 위에는 둥그런 원이 떠 있고, 흰옷을 치렁치렁하게 걸치고, 커다란 날개로 훨훨 날아다니는 그런 존재로 상상하니까, 천사에 대한 성경의 기록이 신화나 전설처럼 보이고, 천사에 대한 믿음을 유치한 것으로 여깁니다. 천사가 때로 꿈이나 환상에서 가시적인 존재로 나타난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 모습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천사는 영적 존재로서, 하나님께서는 우주를 운행하고 인류를 다스리시는 일에 그들을 심부름꾼으로 삼으십니다.
성경은 천사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자세한 정보는 찾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천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혹은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히브리서의 독자들처럼 천사를 숭배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도 잘못입니다. 저자는 독자들의 천사 숭배 신앙을 깨뜨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일곱 개의 구약성경 말씀을 인용하여, 천사는 하나님의 심부름꾼이며, 아들이신 예수님과는 비교할 수 없이 낮은 존재임을 증명합니다. 그 모든 인용을 마친 다음에 저자는, 천사는 믿는 이들 위해 섬기는, 믿는 이들보다도 낮은 존재들이라고 말합니다.
기도:
주님, 영적 세계는 참으로 신비하고, 그렇기에 참으로 위험합니다. 위험하다고 해서 영적 세계를 멀리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성령의 분별력을 저희에게 주셔서 주님께서 열어주신 이 놀라운 영적 세계를 점점 더 깊이 알아가게 해주십시오. 이 영적 세계에서 우리가 섬길 분은 오직 성삼위 하나님 뿐이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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