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6)(막15:34)

새벽지기1 2024. 4. 1. 06:11

'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막15:34)

 

십자가에 달리신 분에 대해서 조금 더 사실적인 차원에서 생각해봅시다. 이런 질문이 좋겠군요. 예수님은 자원해서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셨을까요? 그럴 리는 없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저주였습니다. 완전한 실패였습니다. 그 사실을 예수님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렇게 죽고 싶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가 자원해서 그렇게 죽으려고 했다면 정상이 아닙니다. 십자가 처형이 예정된 전날 밤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가능하면 그 운명을 피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드렸다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달리셨다고, 그래서 인류의 구원이 성취되었다고 말입니다. 그게 틀린 것은 아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대속의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은 그 사건이 일어나고 한참 세월이 지난 뒤에 제자들에 의해서 해석된 것입니다. 그것이 처음부터 확실한 신앙의 내용으로 자리가 집힌 게 아닙니다. 

 

신자들이 기독교 신앙을 오해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일련의 구원 사건들을 기계적으로, 결정론적으로 따라간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인류 구원을 위해서 기꺼이 십자가를 지셨고, 이미 부활하실 것을 아셨다고 말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모든 걸 예수님이 알고 행하셨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 날은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는 주님의 말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예수님도 인식론적 한계를 안고 사셨습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십자가에 처형당하신 겁니다. 그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순종하신 겁니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의 생각도 복잡하지 않으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