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하시니'(막14:62)
예수님의 대답 중에서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것을 문자적인 사실로 믿는 사람들은 아마 없겠지요. 그런 사람들은 순진하기는 해도 어리석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는 마치 어렸을 때 “너를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단다.”는 말을 사실로 받아들여 혼자 심각해 하던 어린아이와 비슷하니까요.
그러나 그런 분들보다 문제가 더 심각한 사람들은 위 구절을 무의미한 것으로 바라보는 냉소주의자들입니다. 그들은 자연과학적인 실증이 아니면 아무 것도 진리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성서와 기독교 신앙의 내용들을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으로 취급합니다. 물론 그들의 주장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건 아닙니다. 뜬구름 잡는 말로 사람을 현혹하는 종교 지도자들도 없지 않으니까요. 문제는 그들이 그런 부정적인 현상에 사로잡혀서 성서와 기독교의 중심을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하늘 구름을 타고 온다는 말씀은 손오공처럼 공중 부양을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의 눈에 하늘 구름은 하나의 공간, 그런 사물에 불과하지만 성서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생명의 진원지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이 세상의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 바로 하늘이며, 그 구름입니다. 이런 고대인들의 인식을 어리석은 것으로 치부한다면 바로 그 사람이 어리석은 겁니다.
우리는 하늘 구름이라는 메타포를 통해서 고대인들이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지금 여기서의 생명 현상 너머의 근원이 바로 그것입니다. 근원을 향한 고대인들의 영적 관심은 오늘 우리에게도 똑같이 필요합니다. 오늘의 물리학과 생물학이 그것을 결코 대신할 수 없습니다. 이 세상과 생명은 인간의 과학적 분석으로 처리될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롭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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