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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5장 11-12절: 고난을 기뻐하는 이유

새벽지기1 2023. 10. 13. 06:27

마태복음 5장 11-12절: 고난을 기뻐하는 이유

사역:

“복 되어라, 너희는! 세상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고 거짓 말로 온갖 악을 행할 때. 너희는 기뻐하고 크게 즐거워 하여라. 하나님께서 그 희생을 통해 큰 열매를 맺게 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너희보다 먼저 있었던 예언자들도 동일하게 박해 했다.“

 

해설과 묵상:

11절과 12절은 앞의 여덟 행과 문학적 형식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앞의 여덟 행은 시적 형식으로 되어 있고, 11절과 12절은 산문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절은 여덟 행의 시편에 붙여진 요약이요 결론입니다. 특히 10절에서 언급한, 제자가 받게 될 박해에 대해 부연 설명 하면서 격려하기 위해 덧붙여진 것입니다. 

제자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어 그분의 마음으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할 때 세상은 그들을 미워하고 거부하고 배척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나 때문에”라고 말씀하십니다.  

 

때로는 예수님을 믿는다는 사실 만으로 미움과 배척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류 역사 상 존재 만으로도 거부와 배척을 받으신 분은 주님 뿐입니다. 그분은 만나는 이들마다에게 선택과 결단을 요구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등지고 자신의 묙망 대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그분을 거부하고 배척합니다, 참 빛이 세상에 왔는데, 사람들은 그 빛을 거부하고 어둠을 선택합니다. 그들은 그 선택으로 심판을 받습니다(요 3:18-19). 자신의 선택으로 스스로를 정죄하는 것입니다. 

 

“나 때문에”라는 말은 “제자로서 살기 때문에”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분의 뒤를 따르는 삶의 방식은 모욕이나 박해나 중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가진 자들은 이 세상의 왜곡된 정의가 바로 잡히기를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제자를 거부하고 배척하고 박해합니다. 그 악의 현실을 누구보다 진하게 경험하신 분이 주님이십니다. 따라서 모욕과 박해와 중상을 당한다는 것은 제자로서 바로 살고 있다는 반증이 됩니다.

 

주님은 그런 일을 당할 때 두려워 움츠러들고 뒷걸음 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오히려 기뻐하고 즐거워 하라고 하십니다. “크게 즐거워 하여라”로 번역한 ‘아갈리아오’는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의미합니다. 운동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서 우승하는 순간의 기쁨 같은 것입니다. 제자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삶으로 인해 고난을 당하는 것은 그동안 공들여 훈련 받은 제자됨이 진가를 인정 받는 순간인 셈입니다. 

 

예수님은 두 가지 사실을 덧붙여 제자들을 격려하십니다. 첫째는 “하늘에서의 큰 보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을 “하나님께서 큰 열매를 맺게 하실 것”이라고 번역했습니다. ‘미스토스’는 “상”(prize)이 아니라 “보상”(reward)을 의미합니다. “상”은 더 잘 하라고 주는 것이고, “보상”은 노력한 결과를 확인함으로 누리는 기쁨과 보람입니다. “상”은 일부에게만 주어지지만, “보상”은 성실하게 노력한 사람은 누구나 받을 수 있습니다.

 

“하늘”은 하나님을 가리키는 에두름 말입니다. 따라서 “하늘에서의 보상”은 죽고 나서 내세에서 받는 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자로서 치룬 희생이 이 땅에서 값진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하나님께서 책임 지신다는 뜻입니다. 제자로서 희생한 것에 대한 가장 값진 보상은 그 희생으로 인해 맺어지는 열매를 보는 것입니다.

 

둘째로 예수님은 예언자들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삶으로 모욕과 박해와 중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십니다. 살아 생전에 사람들로부터 환영과 존경과 갈채를 받은 예언자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후에 거짓 예언자로 판명되어 역사 속에서 잊혀졌습니다. 따라서 믿는 것으로 인해 고난 받을 때 ‘내가 예언자들이 걸은 길에 서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견딜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에서 환난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 16:30)고 하신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씀이 자주 오용되어 왔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올곧게 진리를 따라 살며 이 세상에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삶으로 인해 모욕과 박해와 중상을 당하는 것은 미신적이고 광신적인 믿음의 행위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조롱과 모욕과 천대를 당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으로부터 저항과 비난을 받을 때 먼저 자신이 바로 믿고 있는지를 물어 보아야 합니다. 십자가를 지는 삶으로 인해 당하는 고난은 하나님께 영광이 되지만, 복음의 정신을 왜곡하여 당하는 고난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