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신동식목사

연약함이 주는 가르침

새벽지기1 2017. 11. 17. 07:08


하루 종일 힘이 없고, 머리가 찌근거리며 아팠습니다. 속은 쓰려왔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약을 먹어도 차도가 별로 없습니다. 잠을 자도 나은 것이 별로 없습니다.

목요일에 시작된 것이 토요일이 되어도 차도가 없습니다. 그러자 온갖 생각이 또 들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 잘못 됐나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한 2주 전에 운동하다가 공으로 명치를 심하게 맞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명치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별 이상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1주가 지난 뒤에 아침을 정신없이 먹고 나갔는데 소화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빨리 치료했습니다. 더 이상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3일쯤 지났는데 식도 쪽에서 예전에 느꼈던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식도염이었습니다.

조금 지나면 낫겠지 했는데 아무런 증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목요일에 갑자기 두통이 나고 몸에 힘이 없고 식은 땀이 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병원을 급히 찾았습니다. 의사는 식도염 같다고 약을 처방하여 줬습니다.

그 말을 듣고 편안한 마음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차도가 없습니다. 그러자 주변에서 내시경을 해보라는 걱정 어린 말들이 오가는 것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담대했던 마음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큰 병은 아니겠지. 온갖 생각이 가슴 밑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입니다. ‘내일은 주일인데, 이 상태로 가면 안 되는데’ 저절로 기도가 나옵니다.

이 모두가 인간의 연약함이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연약함은 때때로 많은 교훈을 줍니다. 인간이 얼마나 유약한 존재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하기 때문입니다. 대단하고 강력하고 위대한 존재인 것 같지만 작은 질병 하나에도 무너지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만 의지하게 만듭니다.

또한 겸손하게 만들어 줍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교만의 자리에 설 때는 모든 것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육신이 무너지면 자신이 누린 모든 것들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누려온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금 보게 합니다. 그리고 저절로 겸손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인간의 연약함은 힘든 상황이지만 거룩한 깨달음을 갖게 합니다.

사람들이 일본의 대지진에 대해 많은 말을 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대지진이 이루어진 일에 대해 정답을 말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 안에 있음을 고백하지만 하나님의 온전하신 뜻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러한 상황 가운데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의 내일을 알 수 없기에 순식간에 우리의 생명을 앗아가는 상황이 주어졌을 때 우리는 어떠해야 하는가? 그 순간은 짧지만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설 것입니다. 그때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는지, 아니면 지옥의 문을 보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더욱더 살아있는 순간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연약해짐을 누구나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때때로 찾아오는 연약함은 자신의 삶을 다시금 다짐하게 합니다. 연약함은 살아있는 순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소망을 갖습니다. 그러므로 연약함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연약함은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시간만큼 소중한 것이 없습니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는 법이 없습니다.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갑니다.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최선의 삶은 시간과 함께 즐겁게 사는 일입니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시간이 주는 열매를 바라보면서 시간 앞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합니다. 연약해지면 시간이 갑자기 빠른 속도를 냅니다. 그래서 서두르게 되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더욱더 시간의 소중함을 가지게 됩니다.

다시금 몸의 상태를 봅니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연약함에서 벗어나서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혹시 지금 다양한 모습의 연약함 가운데 있다면 연약함이 주는 가르침을 되새기고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연약함이라는 선생을 주신 하나님을 찬미하고, 연약함을 이기고 믿음의 선한 여정을 담대하게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