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신동식목사

우리에게는 소망이 없는가

새벽지기1 2017. 8. 17. 07:12


이번에 고위 공직자를 뽑는 국회 청문회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청백리의 표상이 될 만한 사람을 전혀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법을 집행하는 최고의 자리에 있는 분들이 한결같이 법을 어긴 범법자들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위장전입은 징역 3년이나 되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그런데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대법관 후보자 그리고 특임 장관 후보자들이 한결같이 이러한 범죄의 우물 안에 있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녀를 위함이었고 당시의 국가가 원했던 것’이라고 변명했습니다.

자녀를 위하는 마음이야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사자들이 법이 정한 범죄의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오직 자신의 사욕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입니다. 법을 몰라서 그랬다면 동정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법을 알고서도 이러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슬펐습니다. 애곡하는 마음을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청와대에서는 미리 알았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한 술 더 떠서 대변인은 이러한 문제로 시간을 끄는 것은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협박했습니다. 입에 재갈을 물고 슬퍼해야 할 이들이 오히려 별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멸망으로 치닫고 있었던 이스라엘의 모습과 아주 비슷합니다.

정말 우리에게는 소망이 없을까요?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한 통속이 되었습니다. 거짓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보이지 않으면 얼마든지 거짓을 행해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이 사회적 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분들의 머릿속에는 관습이라는 망령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 사회에 뿌리박혀 있는 암 덩어리입니다. 우리나라는 언제나 정직한 사람이 성공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까요?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아직도 후진국에 속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지도층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는 여전히 후진국입니다. 정말로 주머니 털면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겠지만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사회의 지도자가 되는 것을 꿈꾸어 봅니다.

이러한 소망을 갖는 것이 헛된 망상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 땅에서 완전한 소망을 갖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소망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더욱 불행합니다. 소망은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입니다. 한 번의 모든 변화가 아니라 한 번의 작은 발걸음이 필요합니다.

정말로 정직이 사회 구성원의 참된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정직하면 따분한 것이 아니라 정직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사실 정직은 말하는 이나 듣는 이나 다 부담스러운 화두입니다.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정직하기 때문에 정직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직하지 못한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기에 정직한 사회를 위해 함께 요구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특별히 그리스도인의 책임이 무겁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정직의 표지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정직과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은 복음에 합당한 모습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는 코람데오, 즉 하나님 앞에서의 삶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어떠한 존재인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코람데오가 없다면 우리는 자신의 소견에 옳은 대로 살아갈 것입니다. 때때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의 부담이 영원한 영광이 됨을 기억하면서 이 땅에서 부단한 영적 싸움을 해야 합니다.

코람데오가 없는 세상은 소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코람데오가 있는 세상은 희망이 보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신은 바로 코람데오입니다. 모두가 세상의 손을 의지하려고 할 때 하나님의 손을 의지하는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일하심을 망각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로 거기에 놀라운 역사가 일어납니다.

우리에게는 소망이 없는가? 이제 우리는 답해야 합니다. 코람데오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소망이 있습니다. 코람데오가 이 땅에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