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권혁승교수

예수께서 보여주신 기도의 모범 (막 1:35)

새벽지기1 2017. 1. 17. 08:06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 (막 1:35)

 

기도의 최고 모범은 예수님의 삶에서 찾을 수 있다. 그분은 공적 사역을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마치셨을 뿐 아니라 삶 전체가 기도의 연속으로 이어졌다. 광야에서의 40일 금식기도가 사역의 시작이었고 겟세마네에서의 기도는 사역의 마침표 역할을 하였다. 제자들에게 기도의 모범을 직접 가르쳐 주셨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그 모범을 실제로 실천하신 분이시기도 하다. 본문은 예수의 초기사역에서 기도가 얼마나 중요하였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구절이다. 본문에 나타난 예수님의 기도생활 특징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예수께서 기도하신 경우는 실패로 인한 좌절이나 절망을 경험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분위기가 상승하는 긍정적인 때였다. 치유사역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주변으로 몰려들어 왔고 예수께서 ’권위 있는 새 교훈’의 주인공으로 부각되었다. 실패를 경험한다하여도 좌절하지 않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기도해야 한다. 실패 자체가 우리를 기도의 자리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부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잘 되는 상승 분위기 속에서도 자만하지 말고 기도해야한다. 문제가 없어 보일 때가 실제로는 더 큰 위기일 수 있다.


누가복음 12장에 소개된 비유에서 어리석은 부자는 자신이 먹고 사는 데에 아무런 걱정거리가 없다고 스스로 만족하고 있을 그때에 하나님께서 그의 영혼을 데려가시겠다고 하셨다. 성공한 부자가 하나님 앞에서 어리석은 부자가 되고 말았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자만은 넘어짐의 앞잡이이다. 라오디게아 교회 역시 자만심에 빠져 크게 책망을 받았다.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도다.”(계 3:17) 외관상 모든 것이 잘 되는 것처럼 보일 때 자신도 모르게 영적 무감각에 빠질 수 있다. 어려울 때도 기도해야 하지만 문제가 없어 보일 때에도 기도를 쉬지 말아야 한다.

 

둘째로, 기도의 시간이 ‘새벽 아직도 밝기 전’이었다. 새벽은 하루의 첫 시간이다. 그래서 하루를 하나님께 드리며 기도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이다. '새벽'은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이라서 주변이 어두울 때인데, 영적으로는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람의 눈데 보이는 것이 없으면 영적인 눈이 밝아지게 되어있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여름과일은 포도이다. 비가 전혀 내리지 않는 여름 우기에 생산되는 포도는 밤사이에 내리는 이슬로 자란다. 그래서 고대시대 포도나무를 재배하는 방법은 포도덩굴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땅바닥에 눕혀 놓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비록 해가 떠올라도 습기가 금방 증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였다. 해가 떠오르면 영혼의 습기가 마르기 마련이다. 아직 어두운 때인 새벽에 기도해야할 이유가 거기에 있다.

 

셋째로, 기도 장소는 ‘한적한 곳’이었다. 여기에서 ‘한적한 곳’은 헬라어로 ‘에레모스’인데, “외딴 곳‘ ’쓸쓸한 곳‘ ’폐허로 버려진 곳‘ 을 의미한다. 때로 이 단어는 ’사막‘을 지칭하기도 한다. 그곳은 불편하여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곳으로 조용하고 은밀한 곳이다. '한적한 곳'은 외식하는 자들이 즐겨 찾는 공개적인 장소가 아니라 골방과 같은 곳이다(마 6:6). 우리의 기도는 은밀한 중에 계신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고 은밀한 중에 계신 하나님께서 들으신다. 여럿이 모여서 드리는 합심기도도 중요하지만, 은밀한 중에 하나님과 만나는 개인적인 기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의 기도 골방이 은밀해야 할 이유는 은밀한 만큼 은밀한 중에 계신 하나님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