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과 예수의 어미니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과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 (행 1:14)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이 땅에서 40일을 더 계시다가 모든 제자들이 보는 가운데 감람산에서 승천하셨다. 예수께서는 마지막 승천하시기 직전에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것은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땅 끝까지 이르러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라는 복음전도의 사명이었다. 그러나 당시 제자들은 땅 끝까지는 고사하고 예루살렘 한 모퉁이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들이었다. 모두가 두려워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바깥출입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제자들이 예루살렘 거리로 뛰쳐나가 복음을 전파함으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였다. 세계 역사를 바꾸어 놓은 전환점은 마가의 다락방에서 있었던 기도 때문이었다. 사도행전 1장은 성령강림이 있기 전 마가의 다락방에 120명이 모여 기도하였던 모임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마가의 다락방 기도의 특징은 그곳에 모인 사람 모두가 마음을 같이하여 전혀 기도에 힘썼다는 점이다. 모인 사람은 모두 120명이었는데, 예수의 제자들을 비롯하여 예수님을 따랐던 여자들과 예수의 모친 및 예수의 아우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예수의 무덤까지 찾아갔던 신실한 여자들이 있는가 하면, 겟세마네 동산에서 체포된 예수를 버리고 도망친 제자들, 예수를 전혀 믿지 않았던 예수의 아우들 등 전혀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마음을 같이하여 전혀 기도에 힘씀으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마음을 같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마음이 분산되면,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지기 보다는 마귀가 그 틈을 타고 들어와 하나님의 계획을 망쳐버린다. 예수께서 예배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신 것이 형제와의 화해였다.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려라”(마 5:23-24) 형제와의 갈등이 있으면 하나님께 온전한 예배를 드릴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형제가 연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흡족하게 여기실 뿐 아니라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가”(시 133:1) 여기에서 '선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토브'는 하나님의 목적과 계획에 일치한다는 뜻이고, '아름답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나임'은 기분이 상쾌하다는 의미이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어떻게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기도할 수가 있었을까? 무엇보다도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될 막다른 부정적 상황 때문이었다. 때로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역사를 만드시기 위하여 절박한 상황 속으로 우리들을 몰고 가시기도 한다. 출애굽 직전의 이스라엘은 요셉을 알지 못하는 바로의 억압으로 큰 위기에 직면하였다. 극도의 고난 속에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향하여 부르짖기 시작하였고, 그러한 부르짖음은 시내산에서 모세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응답으로 나타났다. 출애굽의 위대한 역사는 모진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음으로 시작되었다. 마가의 다락방 기도 역시 달리 어찌할 수 없는 위기 상황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런 상황은 다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유대인에 의한 박해의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았음
(2) 예수께서는 갈릴리 출신의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라고 하심; 이들에게 예루살렘은 낮선 외지였음
(3) 그동안 든든하게 의지가 되었던 예수께서 제자들을 떠나 승천하셨음; 감람산에서 승천하시는 예수를 바라보고 있던 갈릴리 사람들은 다시 오실 주님을 고대하는 감격보다는 지금까지 자신들을 책임지셨던 예수를 잃어버린 허탈감이 더 컸을 것임
(4)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땅 끝까지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라고 말씀하심; 당시 제자들은 예루살렘조차도 큰 부담이었음
그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제자들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예수께서 마지막으로 당부하신 말씀이었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행 1:4) 그렇게 하면 성령이 임할 것이요,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유다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1:8) 그들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희망은 하나님의 때가 이르기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다. 예수께서 당부하신 말씀에 순종하여 기다리는 그 시간, 그것이 기도로 채워진 마가 다락방 기도모임이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모인 사람의 수가 120명이라는 점이다. 부활하신 주님을 일시에 함께 목격한 500여 형제가 언급되기도 하지만(고전 15:6), 120명만이 마가의 다락방에 모였다. 여기에서 120명은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최소단위의 숫자이다. 1948년 독립한 신생 이스라엘의 국회인 ‘크네세트’의 정원이 120명인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렇다면 120명은 최소단위의 정수이면서 곧 전체를 의미한다. 다양한 배경과 성격을 지니고 있는 이들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10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였고, 이들의 하나 됨을 근거로 성령이 강림하셨다. 그리고 교회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세계 역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다.
120명의 각기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마음을 같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에 집중하며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그 위에서 성령은 마음껏 하나님의 뜻을 펼치시며 복음을 땅 끝으로 확장시키셨다. 지금도 하나님의 말씀과 비전에서 하나가 된다면, 120명이라도 세계를 바꿀 새로운 역사를 시작할 수 있다.
[출처] 세계 역사를 바꾼 마가 다락방 기도|작성자 viva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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