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조병수교수

육체의 연단(딤전 4:8a)

새벽지기1 2016. 12. 28. 12:36


나는 자주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내가 만일에 조선시대나 그 이전에 출생했더라면 서른 살을 넘기지 못하고 요절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하지만 이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누가 보든지 나의 왜소한 체구를 보면서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는 몸에 힘이 붙는 것을 느낀다. 다름이 아니라 거의 매일 밤 한 시간 이상 걷기 때문이다. 때로는 몸이 근질근질해서 또는 날씨가 좋아서 걷기도 하지만, 그러나 사분지 삼 이상은 아내의 득달같은 성화를 이기지 못해서 밤마다 천변을 걷는다. 처음에는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쁘고 다리가 후들거렸는데, 놀라운 것은 그렇게 걷다보니 허약하기만 하던 내 몸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운동 때문에 좋아진 몸

사도 바울은 육체를 연단하는 것의 중요성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육체를 연단하는 것에 “유익이 있다”고 말한다. 사도 바울은 달리기, 격투, 레슬링과 같이 육체를 연단하는 법에 관해서 여러 가지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육체를 연단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창조원리와 관계가 있다. 그 까닭은 육체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창조와 관련하여 엄밀하게 말해서 하나님께서 먼저 육체를 만드시고 그 다음에 영혼을 불어넣으셨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하나님은 영혼뿐 아니라 육체를 만드신 분이시다. 또한 육체를 연단해야 하는 이유는 구원원리와 관계가 있다. 그 이유는 육체도 구원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우리의 영혼뿐 아니라 우리의 육체에도 효과적이다. 그래서 몸은 하나님의 성전이 되고 성령이 거주하는 곳이 된다. 사도 바울은 이런 두 가지 원리에 기초하여 육체를 연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하지 않은 것도 불경이다. 몸을 연단하지 않는 것은 몸을 창조하시고 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결코 사도 바울은 육체를 멸시하는 영지주의자가 될 수 없었다.


몸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

하지만 사도 바울의 생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가 육체의 연단과 관련해서 어떤 제한을 두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그는 육체연단이 만사에 유익하다고 말하지 않고 “약간의” 유익이 있다고 토를 단다. 몸을 연단하는 것은 제한적인 의미에서 유익할 뿐이다. 이것은 몸을 연단하는 것 이상으로 다른 무엇을 연단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사도 바울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이미 바로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경건이다. 하지만 육체의 연단에 약간의 유익이 있다는 말은 육체의 연단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아니다. 부정적이라면 경건의 연습에 비하여 그럴 뿐이다. 다시 말해서 육체의 연단이 부정적이라면 경건의 연습은 없이 육체의 연습만 하는 경우에 그렇다. 바로 이런 점에서 사도 바울은 영혼을 부인하는 물질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경건을 연습을 하는 사람은 육체도 연습해야 한다. 육체의 연습에도 유익이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재미있는 사실은 육체를 연단하는 것은 때때로 경건의 연습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육체가 약해지면 경건을 연습하는 에 문제가 생긴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의 건강을 염려하면서 자주 일어나는 위장병을 위해서 포도주를 조금씩 사용하라는 말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경건 위해 건강한 육체를

그러나 역으로 육체를 연단하는 사람은 경건을 연습해야 한다. 경건을 연습할 때 육체를 연단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를 얻는다. 육체를 연단하지만 경건을 연습하지 않는 것은 몸을 얻고 영혼을 잃는 것이 된다. 그것은 땅은 알지만 하늘을 알지 못하는 자의 소행이다. 이런 이유에서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성경연구와 기도와 전도에 착념할 것을 말한다. 사도 바울이 살았던 시대는 신화와 철학이 지배하던 시대로서 인간론에서 영혼만을 중시하는 영지주의와 육체만을 중시하는 물질주의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경건의 연습과 육체의 연단을 강조함으로써 영지주의도 물질주의도 거절하고 기독교의 새로운 이상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