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목회단상

지상 최고의 삶은?

새벽지기1 2016. 9. 13. 07:32


한 번 뿐인 삶, 누구나 지상 최고의 삶을 꿈꾼다. 과연 어떤 삶이 지상 최고의 삶일까? 아마 사람마다 꿈꾸는 삶이 다를 것이다. 사람마다 색깔이 다르고 향기가 다르듯이 꿈꾸는 삶도 제각각 다를 것이다. 삶이란 본래 학교 성적처럼 줄 세우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옳다. 하지만 나는 지상 최고의 삶을 판단하는 한 가지 기준을 말하려 한다. 나는 지상 최고의 삶을 소유나 성취나 위치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에서 찾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여, 나는 일상을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가 아름답고 성숙할 때, 그 삶이 지상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매우 추상적인 것 같지만 이것이 매우 현실적이고 옳은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답고 성숙한 방식으로 사는 것이 뭘까?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답고 성숙한 방식으로 사는 것일까? 나는 자율의 방식과 자발의 태도로 사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성숙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잘 알다시피 인간은 생래적으로 자유의지를 타고 났다. 자율성과 자발성의 삶을 살도록 창조되었다. 생체적 본능이 없지 않으나 생체적 본능을 넘어서는 존재, 조작과 조종이 불가능한 존재로 창조되었다. 때문에 인간의 모든 삶은 자율적이고 자발적이어야 하며, 자율적인 방식과 자발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삶 · 가장 행복한 삶 · 가장 아름다운 삶 · 가장 성숙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네 삶은 자율과 자발에서 멀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탄식이 암시하듯, 우리는 대부분 원치 않지만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굴욕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러저런 관계와 사회적인 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 등에 떠밀려 억지 춘향이 식의 삶을 살고 있다. 학교와 군대만 해도 그렇다. 한국의 모든 아이와 청소년은 학교에 가서 공부한다. 한국의 모든 남성은 군복무를 한다. 그러나 본인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의무감과 필요성에 떠밀려 때우고 있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다. 상사의 지시와 눈치로부터 자유한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이 시대를 자유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다들 자유를 향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깊이 따져보면 자유를 향유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율의 방식과 자발의 태도로 자기 삶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들 죄 · 욕망 · 제도에 매여 살고 있다. 더욱이 인간은 피조물이다. 스스로 존재할 수 없는 존재다. ‘나’는 ‘너’에 의해서만 존재하고 ‘너’를 통해서만 살아가는 존재, ‘나’ 아닌 타자와 나를 넘어선 세계로부터 자원을 공급받아야만 살아가는 의존적 존재다. 때문에 어떤 사람도 완전한 자유, 완전한 자율에 거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은 너로부터 자유할 수 없고, 양심으로부터 자유할 수 없고, 죄 · 욕망 · 제도로부터 자유할 수 없다. 그리고 놀라운 역설이지만 인간은 자유의지로 인해 타락했다.

 

진실로 그렇다. 인간은 자유(자율과 자발)의 존재로 지음 받았지만 완전한 자유에 거할 수 없으며, 자유 때문에 오히려 부패에 떨어졌다. 바로 이것이 인간의 근본적인 곤궁이요 위기다. 이 곤궁과 위기에 처한 인간은 두 가지 수행을 해야 한다. 첫째, 인간은 결코 완전한 자유에 거할 수 없다는 피조물적 한계를 겸허히 인식하고 수용하는 수행을 해야 한다. 둘째, 자유의지가 부패의 요인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자유의지를 길들이는 수행을 해야 한다. 물론 이 두 가지 부정적 수행만으로는 부족하다. 날뛰는 자유의지를 억압하고 절제하는 부정적 수행과 함께 자율의 방식과 자발의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 긍정적 수행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자유의 영역이 점점 확대된다. 그리고 자유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어야 삶이 아름다워지고 성숙해진다.

 

나는 자율의 방식과 자발의 태도로 사는 삶보다 더 아름답고 성숙한 삶을 상상할 수 없다. 자율의 방식과 자발의 태도로 삶을 살아내는 사람보다 더 멋진 사람을 상상할 수 없다. 지상 최고의 삶은 자율성과 자발성에 깊이 뿌리내린 삶이요, 지상 최고의 사람은 자율의 방식과 자발의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지상 최고의 사람 예수님을 보라. 예수님은 자유의 사람이었고, 자율과 자발에 깊이 뿌리내린 삶을 사셨다. 철저하게 하나님 의존적이었으나 옹골차게 자율의 방식과 자발의 태도로 사셨다. 그렇다. 예수님은 진정 지상 최고의 사람으로서 지상 최고의 삶을 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