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존스의 「산상 설교집」이 내게 준 은혜
김명혁 목사
필자가 교회에서 설교하면서 필자 자신이 은혜를 받았고 또한 교인들이 필자의 설교를 들으면서 은혜를 받았던 설교가 무엇이었느냐고 질문한다면 필자는 서슴없이 그것은 "산상설교"의 설교라고 대답하고 싶다. 물론 필자가 요한복음이나 빌립보서나 이사야서를 가지고 설교를 하면서도 은혜를 받았고 은혜를 나누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산상설교"의 설교를 하면서 보다 깊은 감동과 은혜를 받았다.
필자는 마태복음 5, 6, 7장을 본문으로 삼고 1981년과 1982년에 걸쳐 필자가 개척하여 봉사하는 강변교회에서 주일 아침마다 28번에 걸쳐 "산상설교"의 설교를 한 일이 있다. 참고로 필자가 설교한 28편 설교의 제목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심령이 가난한 자/애통하는 자/온유한 자/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긍휼히 여기는자/마음이 청결한 자/화평케 하는 자/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세상의 소금/너희는 세상의 빛이다/율법을 완성하신 그리스도/율법의 문자와 율법의 정신/죄에 대한 주님의 교훈/말의 진실성/악한 자를 대적치 말라/원수를 사랑하라/코람 데오/기도자의 자세/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땅의 보물과 하늘의 보물/염려하지 말라/비판하지 말라/구하라 찾으라 문을 두드리라/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거짓 고백, 거짓 열심, 거짓 행위/모래 위에 지은 집과 만석 위에 지은 집/예수님의 권위.
복음 자체를 말하는 산상설교
필자는 우선 "산상설교"가 기독교 윤리에 관한 설교가 아니라 기독교의 복음 자체를 설파한 설교란 사실을 발견하고 체험했다. 그것은 사람과의 관계만을 말하는 윤리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언급하는 복음 자체였다. 필자는 그 설교를 하며 "하나님 의식"을 깊이 체험했고 설교를 듣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하나님 의식"을 새롭게 가지는 것 같았다. "산상설교"의 설교는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의 삶을 강조하되 하나님 앞에서의 회개와 겸손과 진실과 경건과 용서와 사랑의 삶을 강조하며 하나님 앞에서의 기도와 구제와 봉사의 삶을 강조한다.
"산상설교"는 한마디로 그리스도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세밀하게 분석해서 보여준다. 그리스도인이란 하나님 앞에서 자신에 대해서는 완전히 파산된 거지를 말하며 그래서 울면서 그리스도의 의를 주리고 목말라 하면서 사모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산상설교"는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을 보여준다.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너는 구제할 때에 은밀하게 하라."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처하면서도 세상에서 너무나 자주 "타인 의식"과 "자기 의식"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래서 위선자가 되고 자유를 잃는다. 그런데 "산상설교"는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만을 의식"하며 사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이요, 천국 백성의 삶이라고 가르친다. 그런 삶이야말로 가장 자유롭고 가장 여유있고 가장 부요한 삶이다. "산상설교"의 설교는 하늘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섭리를 의지하며 염려하지 말고 믿음으로 여유있게 세상을 살아가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천국백성의 삶의 표준을 하나님 아버지의 온전하심에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 물론 그와 같은 표준과 분부가 너무 지나친 불가능한 표준과 분부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와 같은 표준과 분부는 폭군의 무서운 명령이 아니라 자녀들을 자기처럼 높이 생각하시고자기처럼 높게 대우하시고 크게 기대하시는 아버지의 사랑의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표준과 분부는 어떤 의미에서 황송하고 고마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천국 백성의 삶은 아버지를 닮는 삶이요 곧 "하나님 중심적" 삶이다. 그것은 율법의 명령이 아닌 아버지의 은혜와 사랑의 요청으로 살아지는 자녀의 삶이다. 그것은 오직 그리스도를 바라봄으로만 그리고 성령의 도우심으로만 살아질 수 있는 영적인 삶이다. 그리고 천국백성의 삶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거짓 교훈이나 거짓된 믿음과 삶을 따르지 않고 오로지 주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들이라고 가르친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따라서 필자는 "산상설교"의 설교를 할 때마다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고어떻게 그리스도인이 세상에서 사는가를 가르치는 복음의 진수를 선포하는 기쁨과 감격을 누리며 은혜를 받곤했다.
로이드 존스의 「산상 설교집」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필자가 “산상설교”의 설교를 하면서 은혜를 받았던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필자가 로이드 존스의 「산상 설교집」을 정독하여 읽으며 설교를 준비하고 설교를 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하고 싶다. 필자는 모든 목회자에게 로이드존스의 「산상 설교집」을 뜨거운 마음으로 추천한다. 필자는 그의 설교집을 읽으며 그의 영감을 거듭해서 받았다. 로이드 존스는 말씀의 사람이요, 기도의 사람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은혜를 사모하는 영적인 사람이었다. 로이드 존스의 「산상 설교집」은 그가 목회하던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교회에서 주일 오전 예배 때마다 계속해서 설교한 60편의 설교를 그대로 모아 놓은 것이다. 그의 주일 설교에는 항상 깊은 영감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로이드 존스의 "산상설교" 강해설교는 항상 다음과 같은 기본적 원리 위에 서 있다고 하겠다. 그것은 그 "설교"를 설교하고 그 "설교"를 듣는 사람은 반드시 영적으로 거듭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설교"를 바로 설교하고 그 "설교"를 바로 듣기 위해서는 먼저 기도를 통한 성령의 조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로이드 존스는 성경에 접근하는 자세가 바로 기도하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성경은 유일무이한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어느 다른 책들에 접근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무릎을 꿇지 않고 성경을 읽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던 신앙의 선조들과 성자들의 말을 저는 점차로 이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성경은 실로 우리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인 것입니다." "산상설교"는 거듭난 사람들을 위한 설교라고 강조한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에게 산상설교를 실천하도록 노력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거듭나지 못한 사람에게 기독교인의 행위를 기대하는 것은 이단입니다."
"산상설교"와 특히 팔복에 나타난 그리스도인의 특징들은 철두철미 영적인 산물이다. 그것은 모두 성령의 사역으로만 산출되는 것이다. "팔복에 나타나 있는 자질 중 생래적(生來的) 자질로 되어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각 특징은 오직 성령의 사역에 의해서만 은혜로 산출될 수 있는 하나의 기질인 것입니다." 따라서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철저한 무능을 고백하는 영적 자세를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가난하다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과 마주 대할 때에 느끼는 우리의 철저한 무능에 대한 엄청난 인식 입니다." "가난하게 되는 길은 하나님을 바로 보는 길입니다. 동시에 주 예수그리스도를 바로 보는 길입니다." "애통도 영적인 것입니다. 심령의 가난이 본질적으로 영적인 것처럼 이것도 전적으로 영적인 것입니다." "애통하는 사람은 슬픈 사람입니다. 하지만 비참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는 우리 주님을 닮아서 신음하고 울기는 하지만, 그 앞에 있는 기쁨으로 인하여 십자가를 참으며 수치를 경멸합니다." "의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을 알고 그와 교제하며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과 함께 및 가운데서 동행하고자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결국 그리스도를 닮으려는 갈망과 욕망을 말합니다." "주린다는 것은그것을 소유하기까지 주려 죽을 정도로 고통과 아픔을 느끼면서까지 사모하는 것을 말합니다. "
세상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소금과 같아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세상과는 달라야 한다는 말입니다." "주께서 첫째로 강조하신 그리스도인의 사회에 대한 주요 기능의 하나는 순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것은 부패를 방지하는 것입니다. 소금의 제 이차적인 기능은 맛을 내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이것을 가정에서 그의 일터나 사무실에서 또는 그가 나타나는 어느 곳에서 사사로운 자격으로 뿐 아니라 그가 사는 나라의 한사람의 시민으로서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이 됨으로써 거의 자동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산상설교를 하신 분을 바라보라
로이드 존스는 "산상설교"의 설교를 하면서 우리들로 하여금 그 설교 자체보다는 항상 그 설교를 하신 분에게 주목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로이드 존스 자신도 그 설교를 하신 분을 바라본다. 로이드 존스는 "산상설교"의 마지막 두 절을 강해하면서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우리는 여기서 산상설교 자체보다도 산상설교를 설교한 분에게 주의를 돌리게 됩니다. 산상설교를 고찰하고 나서 우리는 그것을 설교하신 분을 바라보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어째서 나는 이 설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가? 어째서 나는 이 설교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믿어야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 해답은 그것을 말한 그분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주님을 바라보는 것 이상 우리에게 큰 즐거움-저는 이 용어를 심사숙고한 후에 사용하였습니다만-은 없습니다. 성경의 핵심은 본질적으로 말해서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아는 지식에로, 주님과의 친교에로 이끌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복되신 주님을 응시합니다."
필자는 로이드 존스의 강해설교를 읽으면서 그분의 갈급한 영적 갈망과 항상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성령을 의지하는 기도의 자세에 깊은 감동을 받곤 했다. 그리고 그의 성경해석에는 항상 깊은 영적 통찰력이 나타나 있음을 보았다. 그리스도인은 실제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우리가 모두 다 잘 아는 강해설교의 원리이기는 하다. 그러나 실제로 그와 같은 원리를 붙잡고 기도의 무릎을 꿇고 깊은 영적 통찰력을 나타내며 실천적으로 설교하는 설교자는 별로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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