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박영돈목사

[스크랩] 자녀들을 율법의 폭정에서 자유하게 하라/ 박영돈 목사

새벽지기1 2016. 1. 19. 04:49

자녀들을 율법의 폭정에서 자유하게 하라



자녀들을 신앙으로 양육하려는 열의가 없는 교인들도 문제지만 그런 열심이 유별난 부모들이 범하는 오류 또한 만만치 않다. 어떤 교인은 자녀들에게 신앙을 지나치게 강압하여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에 질리게 한다. 어린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한 시간 이상 가정예배를 드리며 예배드리는 태도가 안 좋으면 예배 후에는 기나긴 잔소리의 고문이 계속된다. 아이들이 TV에서 개그 콘서트 같은 속된 것이라도 보며 희죽거리다가 부모에게 들키면 혼구녕이 난다. 학교 친구들이 많이 보는 인기드라마가 보고 싶어도 부모의 매서운 검열의 눈초리가 무서워 꾹 참아야 한다. 자녀들을 은혜로운 분위기에서 키우려는 경건 파 부모들이 그들의 선한 의도와는 딴판으로 가정을 숨 막히는 분위기로 만들며 스스로 율법의... 화신이 되어버린다. 


신앙과 경건이라는 명분으로 자녀들을 너무 억압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을 복음 안에서 자유하게 해야 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다워야 하지 않겠는가. 아이들에게 부모가 기대하는 어른의 믿음과 영성을 요구할 수 없다. 한 평생 신앙생활해도 제대로 믿지 못하는데 어린 자녀들이 금방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 그들이 육체적으로 기나긴 성숙의 과정을 통해 자라듯이 영적으로도 오랜 세월의 질곡을 굽이굽이 거쳐 서서히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죄에 빠지기도 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바른 삶과 신앙을 조금 씩 터득하며 자라가는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부모 속 썩이지 않고 반듯하게 자라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자녀들이 부모가 구상하고 설계한대로만 움직여주는 단순회로로 돌아가는 기계가 아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신묘막측한 생명체이며 죄로 인해 말할 수 없이 복잡해진 성장의 회로, 즉 타락과 침체와 회복을 거듭하는 악순환을 통과하며 성장하는 존재이다. 


율법은 죄인이 거쳐 가는 이 긴 죄의 여로를 결코 용납하지 못하며 그에 대해 일말의 긍휼이 없다. 올곧은 지름길로만 갈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은혜는 꼬불텅거리며 한없이 돌아가는 방황과 죄로 점철된 길까지 용납한다. 지름길로만 갈 것을 요구하는 율법으로 자녀를 양육하려고 할 때 꼬부라진 길로 돌아오는 탕자를 기다려주는 오래 참음의 고통과 수고를 감수할 필요가 없다. 우리 부모들이 자녀들이 조금이라도 빗나가는 것을 보지 못하고 신앙을 강압하는 것은 오래 참음의 산고가 수반되는 십자가의 길을 따라 자녀들을 양육하기를 두려워하고 회피하기 때문은 아닌가. 


우리 하늘 아버지는 우리가 가장 가까운 지름길로 주님께 달려오는 것을 마다하고 가장 멀고 가장 많이 맴도는 죄의 미로를 거쳐 당신의 품으로 돌아오는 길을 택하는 우리의 어리석음과 완고함을 용납하신다.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으로 오래 기다리시는 고난을 감수하시면서도 말이다. 이 하나님 아버지의 오래 참으시는 사랑이 죄 속에 푹 절어있는 가련한 탕자들로 그 놀라운 사랑과 인자하심 앞에 마침내 무릎 꿇게 한다. 우리 부모들이 이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따라 율법이 아니라 복음으로 자녀들을 온유함과 오래 참음의 사랑으로 양육해야 할 것이다. 교회역사 속의 많은 신앙의 인물들은 경건한 부모의 사랑의 가슴앓이를 통해 다시 태어난 이들이다. 오래 참음의 사랑으로 기다려주고 기도해주는 부모를 둔 신앙의 자녀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


박영돈목사

 

출처 : 물과피와성령(water and blood and the Holy Spirit)
글쓴이 : 새언약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