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다하고 말라버린 덩쿨장미 사이를 비집고 고개를 들고 있는 호박꽃이 아침 햇살에 빛나고 있다.
샛노란 모습이 수줍은 시골 새색시 같다.
누가 호박꽃도 꽃이냐라고 했는가?
시골담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능소화처럼 화려하지는 못하지만
이 계절이 이 꽃만한 것을 보지 못했다.
버스 안이 조금은 한산하다.
월요일인데 이렇게 한산한 모습이라니.
벌써 휴가철인가? 핵생들의 모습도 안 보인다.
벌써 방학인가? 그런가 보다. 눈 앞의 작은 변화에 민감한 나의 모습이 좀 유난스럽다. 작
은 일에 마음이 더 쓰인다. 소소한 일상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까!
벽에 붙어있는 메모 중 아름답게 늙어가는 방법 여섯번 째가 생각난다.
느긋한 마음을 가지란다.
마음의 끈을 느슨하게 하며 모든 면에서 공백의 미를 찿아 누리란다.
쉬운 말인데 이 또한 쉽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 다스림이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변명으로 삼고 여기까지 왔지 않은가.
그래도 다시한번 마음을 다집아 보련다.
이 또한 모순인가?
서점에 갈 기회마다 들고 나온 책이 책상 모퉁이에 수북히 쌓여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최근들에 접하려는 책 제목들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신앙서적보다는 인문학 관련 서적이 늘었다.
아마도 남은 삶에 대한 지혜를 구해고픈 마음에서일까?
분명한 것은 나의 독서의 지평을 좀 넖게 갖고 싶음이다.
어제부터 손에 잡은 것은 '인생의 아름다운 준비'라는 책이다.
유대인 랍비가 전하는 후회없는 삶으로 이끄는 행복한 죽음을 위한 마음가짐이라는 부제가 붇어있다.
그리고 서문 제목은 '인생 12월을 준비하는 지혜'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존재하기가 멈춘다는 현실을 일부러 외면하며 살았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삶의 마지막 축제인 죽음을 앞둔 여든다섯의 유대인 랍비와 예순 중반의 작 가가
'인생 12월'이라는 주제로 두 해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만나
'죽음을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남은 인생을 생복하게 사는 법'에 대해 나눈 이야기'란다.
삶을 돌아보며 이야기하는 랍비는 한마디로 자신의 삶은 아름다웠다고 회상하고 있었다.
전쟁과 죽음의 공포와 수많은 고통의 순간에도 나름 삶의 깊은 의미가 있었다 한다.
그리고 담담히 평안히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나의 인생은 10월일까 아님 11월일까?
이 책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 나의 심정은 어떠할까?
저자는 서문 마지막에 이렇게 적고 있다.
'랍비 잘만과 나눈 대화는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나이듦과 죽음이라는 현실 앞에서
우리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꿔줄 것이다.'
과연 그럴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번 주를 보내야겠다.
잠시 후면 분주한 하루가 시작되겠지.
틀에 박히고 길들여진 일상이지만 이 또한 나에게 주어진 선물이고
가야할 길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 여행길을 떠나야겠지.
오늘도 주님께서 우리의 일상 가운데 함께 하여주시고 인자를 베푸시길 소망할뿐이네.
친구야!
우리 오늘이라는 하루를 주 안에서 강건하게 지내자.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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