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여정/7. 이웃들과 나누는 글

오랜만에 경험한 하얀 밤(2015.7.1)

새벽지기1 2015. 7. 1. 20:39

작은 모기 한마리의 위력이 대단하다.

잠자리에 든 지 얼마되지 않아 기억되지 않은 꿈에 이어 시작된 굉음은

끝내 나의 무거운 눈꺼풀을 일으켜 세우고 말았다.

두리번 거렸지만 그 정체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잠결에 건성이었을게다.

다시 잠을 청해 보았지만 이미 잠은 저 멀리 달아난 뒤였다.

 

잠을 청해 5분여가 지나도 잠이 들지 않으면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는 무언의 다짐을 되새기면서

훌훌 털고 책상에 앉아 탁상시계를 바라보니 2시가 조금 넘었다.

습관처럼 책장을 넘겼지만 건성이었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정신이 더 또렷 해지고 말았다.

내 영혼까지 깨워버렸나보다.

 

이 때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것이 최근에 시작한 블로그.

서투른 몸짓으로 어설프기만 한 블로그가 생각났다.

다시 카테고리를 정리해보고 싶은 생각에 오픈했다.

분명 조금 하다 보면 잠자리를 다시 찾게 되리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한꺼번에 올렸던 토요말씀 나눔에 제목을 달고 단락을 구분해보며 서툰 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가볍게 시작한 일에 그만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이미 3년 전에 작성한 글이었기에 다시한번 내용을 점검해보고 수정할 생각이었지만

그저 처음 대하는 글 인양 새삼스럽게 그 뜻을 음미하게 되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중 다시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어깨에 가벼운 통증을 느껴 머리를 드는 순간 저으기 놀라고 말았다.

이미 어둠이 사라지고 아침의 빛이 방안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방금 집에 돌아와 다시 책상 앞에 앉아본다.

오늘따라 몹시 분주했다.

몇 년 전 필리핀에서 커피농장을 계획했던 친구다.

여건이 되지 못해 그간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진행사항을 알려주고 싶어 갑자기 찾아왔단다.

여건이 되는대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고 싶다는 얘기이다.

주께서 어떻게 인도하실지 다시 머리를 조아려 봐야겠다.

원주민들에게 선교적 접근방법으로 검토했던 계획인데 다시한번 주님의 뜻을 물어야겠다.

 

이제서야 피곤이 몰려온다.

눈꺼풀은 천근만근이고 머리까지 멍하다.

마치 먼 여행길에서 돌아온 느낌이다.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너무 서두르면 한밤중에 다시 깨어 하얀 밤을 다시 맛볼 수 있기에 조금 더 견디어봐야겠다.

 

친구야! 친구와 이렇게 나의 일상의 삶을 나눌 수 있어 참으로 감사하구나.

이렇게 나의 삶을 이야기하는 동안 여전히 친구의 일상에 대한 궁굼증이 더해지곤 한다.

좀 더 자주 얼굴을 대하며 시간을 나누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더해진다. 그

래도 주 안에서 은혜를 나누며 위하여 기도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친구야!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가족과 쉼을 갖고 있겠구나.

바라기는 농장의 모든 과정도 순조롭고 풍성한 수확을 거두길 기도한다.

귀한 아들의 여정 가운데에도 주님의 함께하심의 은총 가운데 아름다운 나날 되길 소망한다.

 

친구야!

우리 주 안에서 강건하자!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