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변화 앞에서 (출 5:10-21)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5. 10. 06:40

해설:

강제 노동 감독관들은 바로의 지시를 따라 이스라엘 노동자들에게, 벽돌 제조에 쓸 짚을 직접 구해다가 동일한 양의 벽돌을 만들어 내라고 명령한다(10-11절). 그들은 목표 생산량을 채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보았지만 항상 목표량에 미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이스라엘의 작업반장들은 이집트 감독관들에게 문책과 고문을 당해야 했다(12-14절). 

 

강제 노동과 고문에 견디다 못한 이스라엘 작업반장들이 바로에게 찾아가 선처해 달라고 호소한다(15절). 자신들에 대한 억압이 중간 간부들에게서 나온 것인 줄 알았던 것이다. 뒤이어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작업반장들이 모세와 아론에게 끼어들지 말라고 요구한 것 같다. 모세와 아론에 대한 작업반장들의 신뢰가 허물어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바로는 작업반장들의 요구를 묵살하면서 계속하여 목표량의 벽돌을 찍어내라고 명령한다(16-18절).

 

작업반장들은 바로의 단호한 태도를 보고 심각한 곤경에 빠지게 되었음을 자각한다(19절). 그들은 왕궁을 나오는 길에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모세와 아론에게 몰려가 항의한다. “마주쳤다”(20절)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파가’는 맞서기 위해 의도적으로 대면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그들은 모세와 아론에게 자신들을 곤경에 빠뜨려 놓았다고 불평하고 항의한다(21절). 

 

묵상:

변화에는 항상 저항이 따라옵니다. 저항은 양면에서 발생합니다. 첫째, 변화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사람들 즉 변화의 객체는 여러가지 명분을 제시하면서 변화를 거부합니다. 겉으로 제시하는 명분은 그럴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더러운 욕망이 숨어 있습니다. 둘째, 변화의 주체들도 내면적인 저항을 경험합니다. 변화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에 따르는 여러가지의 불편과 혼란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열매는 원하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원치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작업반장들은 모세와 아론이 전한 이야기를 듣고 기뻐했을 것입니다. 노예로서의 삶을 청산하고 자신이 주인인 나라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족 해방을 위한 첫 걸음을 떼자마자 이집트 정부로부터 어마어마한 압박이 내려왔습니다. 그들에 대한 바로의 태도가 완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은 모세와 아론에게 몰려가서 항의합니다. 모세와 아론이 그들의 삶의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자유라는 값비싼 열매를 원하면서도 털끝만큼도 희생하지 않으려는 그들의 안이한 마음을 여기서 봅니다.

 

유익한 변화는 언제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싼 값을 치러야 합니다. 그것을 각오하지 않으면 유익한 변화를 기대할 수도, 이룰 수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교회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기도:

주님, 성령을 저희에게 보내 주셔서 늘 새롭게 변화시켜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무 두려움 없이 저희의 존재를 성령께 맡기게 해주십시오. 거룩한 변화를 막는 모든 장애를 두려움 없이 대면하여 넘어서게 해주십시오. 저희의 가정과 교회, 직장과 나라에도 유익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저희 모두를 인도하여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