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부름을 따르는 길 (출 4:18-31)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5. 8. 05:27

해설:

결국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들인 모세는 집으로 돌아와 장인에게 이집트로 돌아가겠다고 말씀 드린다. 이집트로 가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는다. 장인은 마치 예감하고 있었다는 듯 순순히 허락한다(18절). 모세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가 자신을 죽이려던 이집트 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때가 왔다고 느끼고 이집트로 떠난다(19-20절). 그 때 그의 손에는 "하나님의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 그 지팡이는 하나님께서 그를 부르셨고 그와 함께 하신다는 증거였다. 하나님은 그 지팡이를 들고 바로에게 가서 이적을 보이라고 하신다. 하지만 바로가 순순히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예고하신다(21-23절).

 

모세와 그 가족이 이집트로 돌아가는 길에 모세는 갑작스러운 질병에 사로잡힌다. 저자는 그것을 "주님께서 찾아 오셔서 모세를 죽이려고 하셨다"(24절)고 썼다. 그 때, 모세의 아내 십보라가 급히 부싯돌 칼을 가지고 두 아들의 포피를 잘라서 모세의 발에 대고 "당신은, 나에게 피 남편입니다"(25절) 하고 외친다. 모세는 미디안에서 얻은 두 아들에게 아직 할례를 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십보라가 이 순간에 할례를 생각해 낸 것을 보면, 아내의 반대로 할례를 행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남편이 위기에 빠지자 십보라는 급히 할례를 행하여 남편을 위기에서 구한다(26절). 이스라엘 해방의 거룩한 사명을 위해 장도에 오른 모세에게 있어서 두 아들에게 할례를 행해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결격 사유가 될 뻔 했다.

 

한 편 주님께서는 이집트에 살던 아론에게 광야로 가서 모세를 만나라고 지시하신다(27절). 그들은 "하나님의 산"에서 해후를 한다. 모세가 이집트로 돌아가면서 호렙 산에 다시 한 번 방문했던 것 같다. 그는 하나님을 만나 부름 받은 곳으로 가서 영적인 준비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곳에서 형을 만난 모세는 그동안 자신이 보고 들은 모든 이야기를 아론에게 해 준다(28절). 그런 다음, 아론은 모세와 그 가족을 데리고 이집트로 돌아가 장로들을 소집한다. 그 자리에서 아론은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모세는 이적을 행한다. 아론의 말과 모세의 이적을 본 장로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고난과 호소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셨다는 사실로 인해 엎드려 주님께 경배한다(29-31절).

 

묵상:

모세가 호렙 산에서 하나님을 만나 부름을 받은 후 얼마 지나서 이집트로 떠났는지, 분명히 알 수 없습니다. 즉시 떠난 것은 아닌 듯합니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호렙 산에서의 경험을 두고 기도하며 분별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 부름이 너무도 갑작스러웠고 또한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할 엄청난 사명이었습니다. 그 부름에 대해 확신이 없이는 나설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장인과 아내와 두 아들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18절에는 장인 이드로가 단번에 허락한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상당한 시간의 설득과 호소 끝에 허락했다고 보아야 합니다. 모세는 또한 아내와 두 아들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그는 아내에게 자초지종을 모두 털어놓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이후로 십보라가 취한 행동을 보면 마지 못해 따라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게, 모세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놓고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그를 죽이려던 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모세는 자신의 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례 요한이 체포되고 구금되자 예수님께서 당신의 때가 왔다고 받아들인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모세는 먼저 호렙 산으로 향합니다. 하나님이 그곳으로 가라고 지시하셨다는 말이 없습니다. 모세가 이집트로 가는 길에 그곳에 들러 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거대한 역사를 위해 장도를 떠나는 마당에 다시 한번 하나님을 만난 자리에 가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때 하나님은 아론에게, 호렙 산으로 가서 모세를 만나라고 지시해 두셨습니다. 호렙 산에서 만난 아론과 모세는 오랜 동안 회포를 풀고 나서, 하나님이 나타나셨던 떨기나무 앞에서 기도했을 것입니다. 떨기나무에는 더 이상 불이 타고 있지 않았지만, 모세의 눈에는 하나님의 불꽃이 선하게 보였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따라 나선다는 것은 이렇듯 어려운 일입니다. 그 부름에 대한 확신을 거듭 점검해야 하고, 주변 사람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때로는 영영 설득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마음으로 확신을 가진다 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을 경우도 많습니다. 용기를 내어 발을 내딛었는데, 장애물이 길을 가로 막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각오하지 않고는 하나님의 부름을 따라나설 수 없습니다. 

 

기도:

주님, 평탄한 길로 인도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겠습니다. 굴곡진 길이라도 주님의 부름을 따라 살게 해주십시오. 모두에게 인정받고 칭찬 받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겠습니다. 오해 받고 비난 받더라도 주님의 부름을 따라 살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