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하나님은 우리보다 크시다.(출 1장)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4. 29. 05:25

해설:

출애굽과 40년 광야 유랑 그리고 가나안 정착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 사건들은 그들이 믿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며 그분이 왜 그들을 선민으로 선택 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 역사적 사건을 소중히 여기고 또한 자주 회상했다.

 

저자는 먼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 와서 살게 된 연유를 설명한다. 1절부터 5절까지는 창세기 후반부에 대한 요약이다. 6절과 7절은 이집트로 이사 온 이민 1 세대가 죽고 나서 그 후손들이 번성 했다는 사실을 요약한다. "그 땅에 가득 퍼졌다"(7절)는 말은 “인구가 증가했다”는 의미의 수사적 표현이다. 이렇게 보면, 1절부터 7절은 사백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한 요약인 셈이다. 

역사가들의 연구에 의하면, 고대 이집트 국가는 한 민족이 왕조를 이어 온 것이 아니라 여러 민족이 번갈아 가며 정권을 잡아 왔다. 야곱이 가족을 이끌고 이집트로 내려갔을 때의 왕조와 8절에 나오는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속한 왕조는 다른 민족이었던 것이다. 역사가들은 이 왕을 라암세스 2세(주전 1290-1224)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요셉을 알지 못하는”(8절)이라는 말은 요셉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는 이집트에서 번성해 가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협 요소로 여긴다(9-10절). 새 왕이 이스라엘 백성의 잠재적 위협에 대해 택한 첫 번째 대책은 억압이었다. 그는 곡식을 저장하기 위한 특별 공사에 이스라엘 백성을 동원하게 했다(11절). 하지만 그들은 억압 받을수록 더욱 불어났고, 그럴수록 새 왕은 그들을 더 심하게 억압했다(12-14절).

 

억압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이집트 왕은 히브리 산파들에게 새로 태어나는 남자 아이들을 살해 하라고 명령한다(15-16절). 하지만 산파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도 실행하지 않는다(17절). 저자는 그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였으므로" 그렇게 했다고 설명한다. 절대 군주인 이집트 왕은 모두가 두려워 떨던 대상이었다. 하지만 두 여인은 하나님을 더 두려워했기에 목숨을 걸고 불복종을 실천했다. 나중에 그들은 바로에게 불려가 문책을 당했지만 지혜로운 대응으로 위기를 모면한다(18-19절).

 

저자는 하나님께서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의 집안을 번성하게 해 주셨고(21절), 이스라엘 백성을 더욱 번성하게 해 주셨다고 기록한다(20절). 그러자 바로는 최후의 카드를 꺼낸다.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태어나는 신생아 중 남자 아이들은 모두 강물에 던져 죽게 하라고 명령했다(22절).

 

묵상: 

가나안 땅으로 부름 받은 이스라엘 백성은 극심한 기근으로 인해 이집트로 내려가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 번성해 갑니다. 아브라함에게 주어졌던 하나님의 부름은 4백여 년 동안 까맣게 잊힌 듯 했습니다. 그를 통해 시작되었던 하나님의 계획도 좌절된 것 같았습니다. 이제 가나안 땅에 대한 기억은 잊혀졌고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 안에 있는 한 소수 민족으로 통합되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민 1세대로부터 전혀져 온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이야기들도 이제는 전설이 되어 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4백여 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 두신 이유는 위협이 없는 땅에서 한 백성으로 성장하게 하려는 뜻이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하나의 국가로서 세워질 준비가 되었고, 가나안 땅은 춘추전국 시대가 되어 주인 없는 땅이 되었습니다. 한 국가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이주시켜 제사장 나라가 되게 할 시기가 무르익은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할 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새로 세워진 이집트 왕의 악의를 사용하여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십니다. 새로운 왕이 일어나 과거 요셉이 세운 공을 모두 부정하고 이스라엘 백성을 억압하기 시작했을 때 이스라엘 백성은 두려워 떨었을 것입니다. 새로 태어나는 남자 아이들을 모두 강물에 던져 죽이라는 명령이 떨어졌을 때는 "이젠 끝이구나!" 싶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이집트에 안주하고 그곳에 동화되어 살아 가려던 그들을 밀어내어 제사장 나라로 세우려는 역설적 손길이었다는 사실을 그 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축복인지 재앙인지, 지금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안에 있는 한 지금 재앙처럼 보이는 일은 결국 축복이 됩니다. 하나님 바깥에 있으면 지금 축복처럼 보이는 것도 결국 재앙이 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인간의 악의까지도 사용하셔서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분입니다.   

 

기도:

주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인해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저희의 마음을 붙들어 주십시오. 저희의 믿음을 주님께 두고 맑은 날이든 궂은 날이든, 평탄한 길이든 험한 길이든 한결같이 걷게 해주십시오. 저희의 생각과 계획보다 크신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