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인문학을 하나님께

정현종 「섬」 / ‘십자가는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리입니다.’ / 한재욱 목사

새벽지기1 2025. 4. 20. 05:05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정현종 님의 시 「섬」을 하나님께 드리며

‘십자가는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리입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그 섬에 가고 싶다

 사람은 섬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바다가 있습니다.

바람이 불고 물결이 휘몰아 칩니다.

섬은 홀로 있다가도 깊은 고난이 오면

저 섬에 가서 외로움을 같이 하고 싶습니다.

그 섬에 가고 싶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두고 계셨습니다.

그 누구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앞 둔 그날 밤, 겟세마네 동산에서 깊이 기도하실 때,

예수님도 그 밤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 주길 바라셨습니다.

마태복음 26장 38절의 말씀입니다.

“이에 말씀하시되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하시고” (마26:38)

혼자 걸으셔야 하는 길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습니다.

기적과 거창한 위로의 말은 필요 없었습니다.

단지, 같이 기도해 주고 깨어 있는 마음 하나면 충분했습니다. 
고난은 홀로 감당하셨지만, 외로움은 같이 나누고 싶으셨습니다.
그러나 무릎 꿇은 땅은 젖어 있었고 하늘은 침묵했고,

사랑하는 제자들은 잠들었습니다.

닿고 싶은 섬이 눈앞에 있는데 그 섬이 잠들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혼자 섬이 되셔서, 이 깊은 시간을 견디셔야 했습니다.
고난이 오면 섬은 더 깊어집니다.

물은 더 차갑고 바람은 세차고, 아침은 멉니다.

친구란 이 때 내 섬으로 건너와 주는 사람입니다.

조심스럽게 작은 배를 타고 노를 저어 건너와 주는 사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내 옆에 앉아 있어 주는 사람입니다.

제자들은 모두 친구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예수님은 끝까지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사람은 섬처럼 살아가지만, 주님은 섬과 섬 사이를 건너오셨습니다.
 그리고 섬과 섬 사이에 다리를 놓아 주셨습니다.

그것이 십자가입니다. 
십자가의 사랑을 위해 겟세마네 동산에서

홀로 섬이 되어 기도하시며, 그 짙은 아픔을 겪으셨습니다.
 

사람과 하나님 사이에 섬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섬이 있습니다.

그 섬들 사이에 주님은 십자가로 다리를 놓아 주셨습니다.

십자가 다리를 지나 이 섬에 저 섬에 가고 싶습니다. 
 십자가를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신 주님. 감사합니다. 

“다시 두 번째 나아가 기도하여 이르시되 내 아버지여 만일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잔이 내게서 지나갈 수 없거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하시고” (마2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