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인문학을 하나님께

윤동주 「별 헤는 밤」 / ‘거창한 말이 아니라 진솔하고 작은 말이 사람을 살립니다.’ / 한재욱 목사

새벽지기1 2025. 4. 19. 06:41

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윤동주 님의 시 「별 헤는 밤」 중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라는 구절을 하나님께 드리며 ‘거창한 말이 아니라 진솔하고 작은 말이 사람을 살립니다.’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별 헤는 밤

“...어머님,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비둘기,강아지,토끼,노새,노루,프랑시스 잠,라이넬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윤동주 님은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고뇌하고 사색하는, 그래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가려던 시인이었습니다. 일제 치하의 험한 세상인데 너무 쉽게 시를 쓰고 있지는 않은가,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거창한 말들 대신에 작고 사소하고 진솔한 이름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들,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들, 비둘기,강아지,토끼,노새,노루,프랑시스 잠,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머니를 불러 봅니다.


 우리는 종종 거창한 말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가장 깊은 울림을 주는 건 아주 사소한 작은 말 한마디일 때가 많습니다. 


 가장 크게 외친 말은 가장 빨리 잊혀집니다. 조용히 머문 말 하나가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거창한 말이 지나간 자리엔 텅빈 허무만 남습니다. 화려한 꽃은 피지만 열매는 없습니다. 거창한 말들은 천둥처럼 울리지만, 정작 빗방울 하나도 내리지 않는 마른 천둥일 뿐입니다. 진짜 말은, 마당 한 켠 봄비처럼 조용히 다가와 마음을 적십니다.


 누군가 혼자 앉아 있을 때 “이리로 와 같이 앉아요”라고 말해보는 것. 
“괜찮아, 너 잘하고 있어.”
“고마워, 네가 있어서 참 행복해.”
“여보, 이렇게 살아가는 게 참 좋다, 우리.”
“여보, 당신과 같이 밥 먹는 게 제일 좋아.” 이런 말들이 좋습니다.
“세상은 내가 바꾼다!” 그 말보다 “밥은 내가 살게.” 하는 말이 더 감동입니다. 
 

작은 빗방울이 말했습니다.

“나는 너무 작아 대지를 적시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그렇게 하늘에 모여든 빗방울들이 모여 시원한 소나기를 만듭니다.

큰 힘이 없을 것 같은, 그러나 사소하고 사랑이 담긴 작은 말 한 마디가 쌓여

하루를 일년을 아니 일생을 행복하게 바꾸어 갑니다.
 

세례 요한은 큰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가 한 말은 모두 참이라고 믿을 정도로 진실했습니다.

요한복음 10장 41절입니다. 

“많은 사람이 왔다가 말하되 요한은 아무 표적도 행하지 아니하였으나 요한이 이 사람을 가리켜 말한 것은 다 참이라 하더라.” (요10:41)

큰 말이 아닌 작은 말 진솔한 말 사랑의 말!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