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주인은 하나님, 인문학을 하나님께!
오늘은 박종명 님의 시『비빔밥』을 하나님께 드리며
‘섞이고 어울리면서 늘 새로워지세요.’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비빔밥
잘 버무려진 것은
나눌 수가 없다
사랑도 잘 섞어야
쉬이 갈라서지 않고
설겅설겅 얽혀 산다
도무지 어우러질 것 같지 않은
콩나물 육회 김 녹말묵 쑥갓과 밥이
한 통 속에서
내놓고 버무려진 비빔밥은
그러니까 알짜 철학이다
고추장 한 숟가락, 참기름 몇 방울, 나물을 얹고 노른자를 터뜨려, 비비고 비벼 한 숟갈 떠넣으면 입 안에 퍼지는 고향의 맛.
사실 따로따로 살 일입니다. 고추장은 고추장끼리 콩나물은 콩나물끼리 시금치는 시금치끼리. 그런데 우리가 어찌 따로 살 수 있겠습니까.
고추장도 들어가고 콩나물도 들어가고 시금치도 들어가고 다 들어가 한데 어울려 설겅설겅 얽혀 살아야 합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섞이는 일입니다.
도무지 어우러질 것 같지 않은 콩나물 육회 김 녹말묵 쑥갓과 밥이 섞이면서 깊어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알짜 철학, 알짜 인생입니다.
세 딸들이 제비 새끼처럼 상에 조르르 앉으면, 다정이 병일 만큼 자상한 딸 바보 아빠가 묻습니다. “비빔밥 먹을 사람?”
“저요.”, “저요.”. “저요.” 모두 손을 든 딸들의 삼중창이 이어지고, 아빠는 신나게 밥을 비빕니다.
하얀 쌀밥 위에 모여든 빨강, 노랑, 초록, 주황 각자 다른 빛깔, 다른 맛들이 어울려 한 그릇에 녹아듭니다. 숟가락으로 휘휘 저을 때마다 더 깊이 섞이고 각자의 맛을 나누어 가집니다.
비빔밥은 갖가지 재료와 양념이 저마다 고유한 맛을 지니면서도, 조화롭게 비벼져서 새로운 맛을 냅니다. 섞임의 미학, 화합과 융합의 미학입니다. 자기를 잃지 않되 어울리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미학입니다.
주님은 서로 멀리 있던 너희들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에베소서 2장 13절 14절의 말씀입니다.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엡2:13,14)
각자의 개성과 은사가 빛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삶.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지. 각자의 색을 지키면서도, 서로를 감싸고 어울려 가며 한 그릇에 담긴 조화, 비빔밥 같은 삶을 꿈꿉니다.
자, 흰 밥에 고추장 참기름 그리고 햇살 한 줌, 바람 타고 오는 풋 매화향은 세 스푼, 새순도 몇 잎 넣었습니다.
그런데 맛이 싱겁네요.
아, 당신 생각을 빠뜨렸군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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