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를 준비하며...
내일은 교회력으로 성령강림절후 제12주다.
설교 본문은 눅 12:35-40절로 잡았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이다.
주인이 혼인집에서 돌아올 때
하인들이 깨어 있어야만 한다.
인자가 언제 올지 모르니
제자들도 늘 준비하고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본문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다음의 세 가지다.
1) 초기 기독교는 무엇을 근거로 인자와 예수를 동일시했나.
2) 인자 개념은 무엇인가?
3) 준비는 무엇을 가리키나?
더 줄이면,
예수 재림 신앙은 무엇인가?
더 노골적으로 질문하면,
예수는 왜 아직까지 재림하지 않았나?
또는,
예수는 정말 재림할 것인가?
질문이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바탕에 두지 않으면
저 텍스트를 해석할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성서텍스트 자체가 해석사건이다.
그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성서에 관계된 사람들의 해석에 의해서 기록된 것이다.
그들은 재림의 지연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인자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냈고,
그 인자가 바로 예수 자신을 가리킨다고 해석했다.
그것이 과연 옳은가?
오해인가?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면 너무 복잡해진다.
이런 문제를 일일이 설교시간에 할 수는 없다.
설교는 신학강의가 아니라 말씀의 선포이므로.
약간 방향을 바꿔,
오늘 신자들은 예수 재림을 실제로 믿고 있을까?
믿는다고 말을 하지만
그 세계 안으로 들어가서 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살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 많은 것으로
우리의 관심을 분산시킨다.
할 일도 많고 볼 것도 많고 재미난 것도 많다.
순전히 재림신앙으로 살기도 쉽지 않다.
그런 신앙은 자칫 열광주의가 되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세만을 기다리는 태도다.
똑바른 이성으로 자신과 세상을 통찰하면서도
초월적인 능력으로 임하게 될 재림의 주를
전체 인격에 토대해서 기다리는 신앙이 바로
지난 2천년 동안 내려온 기독교의 알짬이다.
그게 과연 가능한가?
청중들의 영적인 귀를 그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설교자의 과업이다.
그 과업 자체가 사실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교자는 선포해야 한다.
성령의 도움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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