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박진호컬럼

헤드라인이 실종된 미국 뉴스

새벽지기1 2017. 12. 4. 17:29


헤드라인이 실종된 미국 뉴스 

뉴스 헤드라인은 긴급 사고나 가장 중요한 일이 장식하는 법이다. 그런데 아침마다 체육관 러닝머신의 TV를 통해 접하는 미국뉴스에서 헤드라인이 사라져버렸다. 미국이 태평성대로 접어들었다는 뜻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알카에다 테러가 소강상태를 유지하긴 해도, 미국이 현재 풍요롭거나 장밋빛 미래가 보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갈수록 살기가 더 힘들어졌고 미국의 드높던 위세도 서서히 막을 내리는 중이다.
    
그보다 최근에는 오직 두 가지 내용만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간밤에 어떤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궁금해 신문을 펼치고 TV를 켜야 하는데 어제와 동일한 헤드라인만 뜨니 전혀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똑 같은 날이 계속 반복되는 오래된 미국 코미디 영화 “Ground Hog Day”를 연상시킨다. 계속 같은 내용이면 헤드라인이 없는 셈이지 않는가?

그 두 메인 타이틀은 증권시세와 자연재앙이다. 미국 아침뉴스 헤드라인의 최근 패턴은 7일 중 반은 증권시세가, 동일한 빈도로 자연재해가 번갈아 차지한다. 따지고 보면 둘 다 먹고 사는 문제다. 인생살이가 결국 먹고 사는 일인데다 현재 모든 이의 최고 관심사니까 자연히 헤드라인 되는데 구태여 시비 걸 일이 아니라고 반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먹고 사는 문제는 아예 무시하고 영적으로 거룩해지라는 말을 하려는 뜻은 없다.

작금 그리스 국가부도사태로 촉발된 유로존 재정위기가 가뜩이나 장기침체에 빠진 세계경제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 이미 가능한 처방은 다 써봤지만 약효가 없다. 세계가 완전히 하나로 엮어진 경제체계, 특별히 엉킨 실타래처럼 나라끼리 복잡하게 돈을 빌려주고 받은 상태라 뾰족한 묘수가 없다. 급격하게 생산과 소비가 늘어나 완전 활황(活況)으로 돌아서는 길 외에는 말이다. 그러나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인도가 현재 만들어내는 재화만으로도 전 세계가 쓰고 남을 정도인지라 그마저 요원하다.

경제전문가는 아니지만 경제학 교과서의 모법답안으로는 현 사태가 해결될 수 없을 것 같다. 현 체제에 적용가능한 모든 대책을 동원해도, 아니 이미 다 동원해봤지만, 잠시뿐이었지 않는가? 누군가 예측했듯이 자본주의 체제가 이대로 종언(終焉)을 고할지, 이전 제 글에서 밝힌 대로 획기적 신체계가 나타날 때까지의 과도기적 현상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세상 속에 몸담고 경제활동을 해야만 하는 신자도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마침 어제 시행된 그리스 총선에서 유로존에 남아 긴축재정을 시행하자는 정책을 내건 신민 사회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며 승리했다. 현 체제를 대체할 획기적 수단이 아직은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영국 언론도 기존의 틀을 유지하기 바라는 장년층의 표심이 승부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말하자면 자본주의가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돈을 무한정 찍어내는 것 말고는 동원 가능한 수단은 고갈되었다. 어쩐 전문가도 장기대책수립은커녕 예측도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증권시장은 일시적 부분적 조치나 사건에 따라 단기차익만 노리는 투기꾼들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다. 은퇴나 투자목적으로 여유 돈을 쓸어 넣은 소액투자자들은 하루하루 시세에 울고 웃을 뿐이다.

둘째 헤드라인인 자연재앙은 더 암울하다. 미국은 땅덩어리가 워낙 커서 이전부터 자연재해의 규모가 한국인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세기가 미국사람들의 상상마저 초월할 정도가 되었다. 토네이도가 고층빌딩이 즐비한 도심을 통과할 뿐 아니라 발생하는 일마저 있다. 골프공만한 우박은 가끔 있었는데 이젠 야구공만한 우박이 내려 자동차 앞 유리는 물론 트렁크 철판이 움푹 홈이 파일 정도로 박살난다. 우박이 마치 눈처럼 무릎이 빠지도록 쌓여 길에 주차해둔 자동차가 꼼짝을 못한다.

지난주 야구공 우박을 생전 처음 겪은 텍사스의 한 여인이 영화 같은 재앙(movie disaster)이라고 표현했다. 영화란 과장을 심하게 해 현실에선 도무지 일어나지 않는 일일수록 흥미를 끄는 법인데, 그런 일이 실제 상황으로 닥쳤다는 뜻이다. 거기다 한 기상 캐스트는 영화 같은 재해가 도무지 예측할 수 없이 불시에 닥치니 더 문제라고 했다. 그간 지진, 허리케인, 토네이도 같은 대형재해를 사전에 예측해보려고 수많은 노력을 경주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나 싶었는데, 재해는 오히려 더 강력해지고 더 불규칙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과학의 발달보다 자연이 망가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뜻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 질서 안에서 움직여야 과학적 예측이 가능하다. 성경신학적으로는 아담의 타락 때문에 피조세계도 함께 벌을 받은 것이 자연재해의 원인이다, 그래도 예측이 가능하면 피해를 최대한 막을 수 있고, 또 그 예측 노력은 하나님이 자연을 아름답게 다스리라고 인간에게 주신 문화명령을 성실히 수행한 것이다. 반면에 도무지 예측 불가능한 영화 같은 재앙이라면 하나님의 질서를 무너뜨린 인간의 책임이자 잘못이다.

아직 평균 온도가 그리 높아지지 않았고 해수면 상승속도가 더디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무더위가 아주 일찍 와서 오래 지속된다. 봄이 여름으로 바뀌었으니 날마다 최고 온도 기록을 갈아 치운다. 그것도 광범위한 지역에서 일반적 현상으로 일어난다. 나아가 일찍 온 여름이 오래 지속되는 바람에 봄과 가을은 실종되었고 여름과 겨울 뿐이다. 원래 이상 기후란 주로 여름과 겨울에 일어나는 법인데 그 두 계절뿐이므로 일 년 내내 자연재해의 가능성이 상존하게 된 것이다.

최근의 미국 서남부 지역의 산불은 엄청나게 오래 동안 번지는데도 진화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건조한 가뭄이 계속되기 때문에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21세기 대명천지에 기우제라도 벌려야 할 판이다. 가뭄으로 옥수수와 과일 등의 작황도 엉망이다. 식량과 물이 석유를 대체하여 무기화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무리 시시비비가 분분해도 최근의 불시에 덮치는 엄청난 자연재앙이나, 광범위한 지역의 가뭄과 뜨거운 여름의 장기화 현상은 공해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주범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또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피해의 정도가 점점 더 커질 것은 거의 확실하다.    

바꿔 말해 작금의 그 두 헤드라인을 전하고 있는 뉴스 캐스트는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세계적 경제위기는 가깝게는 월스트리트의 탐욕이 원인이었다. 생산이 뒷받침되는 정상적 부(富)의 형성이 아니라 돈 놓고 돈 먹는 이자놀이였다. 교과서적 경제원리가, 이 또한 하나님이 인간만사에 심어놓은 원리라고 할 수 있음, 적용되지 않는 왜곡된 경제활동이다. 거기다 실은 그런 위기가 닥치기 전부터 자기나라만 부강해지려는 이기주의로 기왕에 썩어가던 환부가 자본주의의 구조적 약점을 극대화시키는 바람에 결국 터져버린 것이다.
    
자연 재앙도 동일하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교토협약에 그 최대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지 않고 있지 않는가? 자국만 부강하면 된다는 이기심과 탐욕인 낳은 또 다른 당연한 결과다. 미국이 버리는 음식으로 아프리카를 다 먹여 살릴 수 있는데도, 21세기에 이르도록 인구 사망의 첫째 원인은 기아(飢餓)다. 지구의 이쪽에선 비만퇴치 국민운동을 벌여야 하고, 다른 쪽에선 마실 물조차 없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한 범죄는 물론, 서로 돕고 사랑하라는 계명은 휴지조각보다 못하게 되었다.  

경제가 나아질 낌새가 전혀 없는데도 종일 컴퓨터 화면의 증권시세 화살표만 눈이 벌게지도록 바라본다. 정말로 가치 있는 인생을 사는 것과 과연 어떤 연관이 있을까? 야구공 같은 우박이 자동차에만 떨어져도 다행이려만 머리에 떨어지면 즉사할 텐데도 도무지 대책이 없다. 더 편하게 살려고 문명을 발달시킬수록 스트레스와 생활고가 점증(漸增)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빈곤의 악순환을 겪는 것이 아니다. 빈곤은 미국 한 나라에서만 멀쩡한 음식과 재화를 버리지 않아도 금방 해결된다. 문제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한 문명발달의 악순환이다.

신자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영적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재물을 멀리해야 하니까 증권시장 시세에는 아예 관심 갖지 말아야 하거나, 또 고센 땅을 구별하여 이스라엘에 재앙을 내리지 않은 것 같이 자연재해가 신자들만 비켜가도록 기도하는 것이 바른 영성이 아니다. 뉴스 헤드라인이 실종되어 간다는 것은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바람직한 성과가 없다는 뜻과 같다. 인간적 수단이 고갈될수록 시선을 하늘을 향해 돌려야 하지 않는가? 또 탐심을 버리라는 십계명의 마지막 명령 하나라도 제대로 지키면 경제위기나 자연재앙 둘 다 쉽게 해결될 수 있지 않는가?

세상 뉴스의 헤드라인에서 사람들에게 장래 소망을 주는 것이든, 그 반대로 제대로 각성시킬만한 것이든 눈 닦고 찾아도 없다. 하나님 앞으로 겸허히 돌아가는 길 말고는 인류에게 아무 소망이 없다. 작금 매일의 Top 뉴스가 증권시황과 자연재앙 둘 뿐인 뜻은, 하나님이 TV에까지 출연하여 제발 회개하고 당신께 돌아오라고 간절히 초대하는 것이다. 지금 인류가 당면하는 고충을 당신께서 더 안타까이 여기시기에 아침마다 신자라도 당신의 뜻을 온전히 깨달아 십자가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라고 애타게 소리치는 외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