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조병수교수

싸움꾼 (딤전 3:3b)

새벽지기1 2016. 10. 25. 11:32


아마도 우리나라의 길거리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진풍경 중에 한 가지는 이웃사람끼리도 주차문제로 말미암아 서로 욕지거리를 하고 손찌검을 하면서 싸우는 것이다. 길거리에서 뿐 아니라 국회와 같이 고상한 자리에서도 그럴싸하게 생긴 의원들이 멱살을 잡고 주먹질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오랜 역사가 되고 말았다. 하긴 심지어 거룩하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장소인 교회당에서조차도 어떤 이유에서든지 간에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져 서로 욕설을 퍼붓고 발로 차고 손으로 패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이 우리나라의 모습이다. 이 나라에서는 그래도 선출 받은 목사들과 장로들로 모여서
회의를 하는 소위 "성(聖) 노회"와 "성 (聖) 총회"에서마저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 하듯이 다투고 싸운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싸움과 다툼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잠시라도 왜 저 사람이 차를 그렇게 세울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주차문제로 인하여 싸우는 일은 훨씬 많이 줄어들 것이다. 상대 정치인이 그런 주장을 하는 까닭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볼 여유를 가진다면 국회에서 치고 박고 싸우는 추태를 보이지는 않게 될 것이다. 비록 의견차이로 말미암아 교회 안에서 그룹이 나누어진다 할지라도 서로간에 고유한 성격들을 헤아리는 자세를 가진다면 몸싸움까지 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한 회원이 발언할 때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이야기를 듣는다면 노회든 총회든 물리적인 힘 자랑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모든 다툼과 싸움의 배후에는 상대방을 이해해보려는 관용의 부족과 결핍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 중의 축복이다. 사도 바울은 다른 사람에 대하여 이해심을 가지는 것이 지복 (至福)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교회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자면 교회를 이끄는 사람은 구타하지 아니하고 오직 관용하며 다투 아니해야 한다. 아무하고나 쉽게 갈등을
빚는 사람이나 어디에서든지 자주 마찰을 일으키는 사람에게는 교회의 지도자 직분이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그것은 그에게 관용이 없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만일에 이런 사람이 사도 바울의 권면 앞에서도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이 버젓이 교회의 지도자로 행세를 한다면 교인들에게는 물론이고 그 자신에게도 크나큰 불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관용하는 지도자는 자신이 복된 사람일 뿐 아니라, 그런 지도자를 만난 교회는 한없이 큰 복을 받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관용이란 것은 절대로 쉬운 것이 아니다. 사실상 관용은 복 중의 복이지만 또한 어려운 것 중의 어려운 것이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이 부분에서 매일같이 실패를 맛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에 누군가가 관용을 베푸는 일에서 성공한다면 그는 모든 일에서 성공한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구타하지 말고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말라는 사도 바울의 권면은 우리에게 회개를 요청하는 것이 된다. 우리는 이해심과 관용심을 얻기 위하여 연습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지 않는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고, 다른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려고 하지 않는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만드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자신에 대하여는 냉정하고 타인에 대하여는 온유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구타하지 말고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말라는 사도 바울의 권면을 건성으로 흘려보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이 말씀을 가지고 하루를 여는 아침시간에 자신의 삶을 결단해야 하며, 우리는 이 말씀을 가지고 하루를 닫는 저녁시간에 자신의 삶을 반성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이해해보려는 자세가 우리의 삶에서 알파와 오메가가 되어야 한다. 처음도 관용이며 나중도 관용이다. 다시 말하지만 첫째도 관용이며 둘째도 관용이다. 하지만 이 일이 어찌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지겠는가, 우리의 연약함을 이해하시는 하나님의 관용하신 도우심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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