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위기는 교회가 복음을 충분하다고 믿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복음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데에도 복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참과 거짓, 본질과 비본질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도 약화되었고, 관행이 옳은 것처럼 여겨지고, 경험의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거기 의존하는 성향도 만들어냈을 것입니다.
교회에게 성장은 큰 도전이고 부담이며 유혹이기도 합니다. 저도 교회를 개척하여 섬기면서 매우 가끔(항상 그렇지 않은 것도 감사합니다) 교회의 성장에 대한 부담이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내 조심하자고 생각하는 것은 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백성들을 섬길 때 하나님의 말씀으로 제대로 섬겨야겠다는 열심 그리고 사이즈의 성장보다도 한 분 한 분의 영적 성장에 대한 열심이 그런 부담으로 말미암아 사그러지거나 약화되지나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교회성장은 교회에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기 위해서는 그 ‘불특정 다수’의 기호와 입맛, 그리고 요구에 상당 부분 맟추어 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는 심리학과 경영학 그리고 초현대적인 과학기술을 끌어다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들이 나쁘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본말이 전도되었다는 것입니다. 복음의 진리를 영광스럽게 분명하게 드러내려는 노력을 심리학과 경영학 그리고 과학기술로 대신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죠이선교교회에 하나님께서 주신 부담은 성장에 대한 부담 이전에, ‘복음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경험하라는 부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교회는 복음 하나로 충분히 교회다 하는 말입니다. 교회는 예배당, 주차장, 각종 편의 시설들, 친절한 사람들,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예배시간과 다양한 스타일의 예배들, 원하는대로 배우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 가정교회, 셀교회들이 아닙니다. 물론 그것들은 일반적으로 말해서 있으면 좋은 것들일 수도 있습니다. 허나 그것들이 복음을 대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안타까운 것입니다.
여러분은 왜 죠이선교교회에 다니시나요? 무엇이 여러분에게 이 교회를 결정하도록 만든 요인인가요? 차갑고 딱딱한 철제의자, 세 군데 이상에서 모이는 교회 모임들, 모두에게 그리 가깝지만은 않은 위치, 찬송가만 그것도 모르는 찬송가를 많이 부르는 의식적인 예배, 자신을 숨길 수 없을 만한 숫자…이 중 하나도 여러분을 죠이선교교회로 오도록 끌어당긴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영생의 말씀이 계시매 우리가 뉘게로 가겠습니까?’라고 했던 베드로의 고백대로, 여러분과 제가 죠이선교교회에 모인 것은 복음 때문입니다. ‘복음 하나로도 성장한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복음이면 충분합니다’라는 고백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시간을 하나님께서 주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정말 그렇다면 저는 죠이선교교회에서 여러분을 섬기면서, 목사로서 살아가는 평생동안 복음에 물을 타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또 다짐합니다. 복음 순전한 복음으로 우리는 충분합니다. ‘복음이면 충분합니다’라는 고백이 다만 우리 안에서만이 아니라, 이 세대에, 그리고 워싱턴 지역과 세상 도처에 있는 교회들 가운데서 메아리쳐 울리도록 그 일을 계속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복음의 중심성을 지켜내고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을 가지게 될 때, 우리가 복음이면 충분합니다 하는 흔들리지 않는 고백을 할 수 있을 때, 하나님께서 주변적인 것들, 부수적인 것들을 주셔도 좋겠습니다. 본질과 비본질이 뒤바뀌지 않을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할 수만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교회에 와서 영광의 복음 앞에 무릎을 꿇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는 복음이면 충분한 사람들입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도우사 이 세대에, 이 세상 도처의 교회와 민족들에게 복음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메시지로, 삶으로 드러낼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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