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당한 설교자가 절실한 때
강단은 말만 그럴싸하게 하는 경박한 위인들이 결코 설 자리가 아니다. 자신이 전하는 복음의 말씀을 자신 안에 먼저 체화하기 위해 온 몸과 마음과 정성과 생명을 바치는 사람만이 참된 복음의 증인이 될 수 있다. 강단에 서서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할 자는 먼저 하나님의 제단 위에서 옛 자아가 도살당해 산 제물로 바쳐져야한다. 목사가 스스로는 그 죽음의 재단 위에 올라가지 않으니 대개 죽음에 이르는 혹독한 징계와 고난을 통한 연단을 거쳐야 한다. 우리는 보통 매우 느리고 고통스럽게 죽어간다. 정말 다이 하드(die hard)이다.
설교자의 황제라고 불리는 스펄전이 목사에게 최상의 교과서는 고난이라고 했듯이 말씀사역자는 고난과 징계의 풀무불 속에서 빚어진다. 그 속에서 그는 두 세계, 말씀과 현실, 하나님과 인간의 깊은 세계를 탐험한다. 연단의 풀무 불에서 살아남은 이만이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애끓는 심정을 대변하며 교인들이 겪는 실존의 고뇌와 아픔의 심층을 담아내는 살아있는 말씀의 대언자가 될 수 있다. 편안하고 안일한 자들의 설교는 말씀과 인간 실존의 표피층만 건드리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극치를 드러낼 때가 많다.
<박영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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