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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추억의 보화(3)

새벽지기1 2007. 9. 30. 21:32

 

퇴근을 서둘렀지만  결국에는 트래픽에 걸리고 말았다.

밥 한 공기에 반찬 두개로 간단히 저녁을 때우고,

다시 추억의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추억의 보따리는 우연히 열렸다.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여러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오랫만의 만남은 아주 짧게 스쳐지나가는 만남이었다.

그저 인사 몇 마디만 나눌 수 있는 아주 짧은 만남이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그 어릴적의 모습을 모양만 바꾼 듯한 생각이 들었고,

그 어릴적보다 훨씬 어린 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날 이후 나는 아직도 그 소녀와 마주대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젠 그 어릴적의 용기가 다시 필요한가 보다.

편지가 아닌 전화라도 이용해야 되나보다.

그 어릴적의 소년 재철이로는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내가 지금 그 소녀 앞에 선다면

나의 마음과 모습은 어떠할까?

그 어릴적 경험했던 그 마음일까?

그 소녀의 눈길을 평안한 마음으로 받아낼 수 있을까?

참! 재미있다.

추억의 여행이 나를 또 다른 여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제 준비해야 되겠다.

그 소녀를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여행을 계속해야 되겠다.

아마도 그 어릴 적에도 이러한 막연한(?) 마음이었으리라...

 

추억을 캐다가 보화를 얻은 느낌이다.

이렇게 글을 적어 내려가다 보니 마치 먼 여행의 종착역에 다다른 기분이다.

숨겨둔 것을 다 보여준 그런 야릇한 느낌이 든다.

이미 지나온 길이지만,

다시 걸을 수 없는 길이지만,

그 길은 아주 아름다운 길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앞으로 나의 가는 길 또한 아름다운 길이었으면 좋겠다.

다소간 어그러진 모습이라도 좋다.

조금 덜 익어도 좋다.

이 모습 이대로도 좋다.

분명! 내가 가야할 길이 있다.

좋은 친구들과의 좋은 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단발머리 새침떼기야!

눈이 큰 아이야!

너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니?

 

 

 

 

출처 : 규암33회
글쓴이 : 새벽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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