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안식일 계명의 의미 (출 23:10-13)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6. 17. 04:29

해설:

10절부터 13절은 제 4 계명 즉 안식일 계명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안식일 계명(매 칠 일마다 지키는 안식)은 안식년 계명(매 칠 년마다 지키는 안식)과 희년 계명(일곱 번의 안식년 후에 지키는 안식)으로 확장된다. 안식년과 희년에 대한 자세한 규정은 레위기 25장에 나온다.

 

안식년 즉 칠년째 되는 해는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시간이다. 채무자에게는 빚을 탕감해 주고, 육 년 동안 경작한 밭은 한 해 동안 쉬게 해야 한다. 토지에 대해서는 여섯 해 동안 힘껏 경작하여 소출을 내야 하지만(10절), 일곱째 해에는 경작하지 말아야 한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토지의 고갈된 생명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곳에서 자라 맺힌 열매들을 가난한 사람들과 짐승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함이다(11절). 

 

안식일은 노동을 멈추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고 축하하고 나누는 날이다.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모두가 누리게 하는 날이다. 이 규정은 노예와 나그네에게까지 적용되어야 한다(12절). 제 4 계명(안식일 계명과 그에 부수되는 안식년 계명과 희년 계명)은 오직 한 분이신 창조주 하나님을 진실로, 구체적으로 믿는 사람만이 지킬 수 있다. 그래서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지켜야 한다”(13절)고 강조한다. 

 

묵상:

성서가 인류 문화에 끼친 가장 중요한 공헌 중 하나는 “휴일의 문화”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인류는 채울 수 없는 욕망에 이끌려 끝도 없는 노동에 시달리다가 생애를 마치는 “착취의 문화”를 만들어 냈을 것입니다. 지금도 지구 상 여러 곳에서 강자들은 약자들을 “노동하는 기계”처럼 부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바로에게 당한 것과 같은 착취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중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휴일조차 반납하고 노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안식일, 안식년 그리고 희년에 대한 율법 규정은 인간의 죄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죄를 한 없이 만족시키지 않도록 규정합니다. 돈을 버는 것, 여유 돈이 있으면 필요한 사람에게 빚으로 내어 주는 것, 다른 사람의 토지를 사들이는 것, 빚 대신에 다른 사람을 노예로 부리는 것--이 모든 것은 인간의 죄성이 만들어 내는 일들입니다. 죄성이 요구하는 대로 따르다 보면, 그 마지막은 현실 지옥입니다. 그로 인해 가난을 대물림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부를 대물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이 율법은 그러한 상태가 영구화 되는 것을 방지하고, 새로운 출발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율법은 가축에게도, 노예에게도, 이방인에게도, 토지에게도 적용됩니다. 인간의 죄성은 자신 만이 아니라 노예와 이방인, 가축과 토지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율법을 통해 우리에게 그분의 피조 세계 전체를 돌보라는 뜻을 전하십니다.

 

기도:

창조주 하나님, 주님의 아름다운 피조 세계를 저희가 참담하게 훼손시켜 왔습니다. 저희도 공범임을 인정합니다. 저희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저희 자신을, 이웃을, 땅을, 동물과 식물을 착취해 왔습니다. 이 죄를 깊이 회개합니다. 안식일 정신을 저희에게 회복시켜 주시어 선한 청지기로서의 책임을 다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