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척(3)
삼십대 초반부터 사십대 중반까지 나름 진정성을 갖고 시골교회에서 목회에 전념했다. 몇 년 동안은 아주 느리지만 신자들의 숫자가 꾸준히 늘었지만 일정한 수준이 되자 그 뒤로는 현상 유지에 머물렀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그 지역 자체의 한계다. 시골인 탓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은 다 고향을 떠났다. 인근에 논공 공단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 때문에 현풍 면의 인구가 대폭 늘어나지는 않았다. 지역적으로 대구에 가깝기 때문에 아이들 교육에 민감한 젊은 부부들은 대구로 떠나고 싶어 했다.
시골 교회의 목회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지금은 내가 현풍에서 목회하던 시절보다 상황이 더 열악할 것이다. 젊은이들은 다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원당에서 가장 젊은 농사꾼이 오십대 중반 한 사람, 육십대 중반 한 사람이다. 나머지는 다 칠십대와 팔십대다. 몸이 아파 농사를 짓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이런 시골에서 교회 성장은 불가능하다. 오늘 젊은 목사들은 큰 도시에서 대리운전이나 택배기사를 하지 시골교회로 가지 않는다. 그걸 뭐라 할 수도 없다. 일단 경제적으로 자립도 안 되는데다가 아이들 교육도 어려운 시골 교회를 누가 가고 싶어 하겠는가. 총회나 노회 차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시골교회 목회자에게도 최소한 목사의 품위를 잃지 않을 정도의 사례비를 제공해주는 것이 첫걸음이다. 도시의 중대형 교회는 시골교회에 빚진 마음으로 이런 일에 기꺼운 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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