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농부의 믿음으로 (막 4:26-29)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1. 25. 06:13

해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또 다른 비유를 사용하신다. 하나님의 다스림은 땅에 씨앗을 심은 것(26절)에 비유할 수 있다. 심어놓은 씨앗에 대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씨앗 안에 있는 생명이 스스로 싹을 내고 자란다. 사람은 땅 속에서 일어나는 그 과정을 볼 수 없다(27절). 싹을 내고 줄기를 뻗고 이삭을 내고 열매를 맺기는 것은 모두 씨앗 안에 담긴 생명이 하는 일이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생명 현상이 정상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돕는 것 뿐이다(28절). 열매가 익어 추수할 때에만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29절).

 

묵상: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1:15)는 예수님의 말씀은 하나님 나라가 우주 공간 어디에서 혜성처럼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새로운 구원 역사를 시작하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다스림”으로 번역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은 “하나님의 구원 계획” 혹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 등으로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26절은 “우리 중에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라는 씨 비유”의 초점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 사람은 알 수도 없고 할 일도 없다는 것입니다. 땅에 심겨진 씨앗이 싹을 내고 자라는 과정을 사람은 볼 수가 없습니다. 싹이 줄기로 자라 잎을 내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볼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 사람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씨앗의 생명력이 만들어 내는 변화를 지켜볼 뿐입니다. 물을 주거나 병충해를 막아 주는 정도의 소극적인 역할은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는 없습니다. 열매가 무르익으면 따서 먹는 것만이 사람의 역할입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그렇습니다. 그분이 예수님을 통해 행하시는 구원 역사는 볼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22절에서 말한 대로 그것은 숨겨져 있고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분이 행하시는 일이 나타난다 해도 그분의 일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가 없습니다. 더 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다 하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나님이 어떤 분이고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안다면, 그분이 하시는 일에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주제 넘은 것인지 알 것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다만 그분이 하시는 일을 막지 않는 것뿐입니다. 그분을 믿고 기다리다가 그분이 행하신 일이 드러날 때 감탄하고 감사하고 찬미하는 것 뿐입니다.

 

기도:

주님, 씨앗의 신비에 눈 뜨게 해주십시오. 씨앗을 땅에 심어놓고 싹이 올라올 때까지 믿고 기다리는 농부처럼, 저희도 우리 가운데서 일하시는 주님의 임재를 믿게 해주십시오. 주님께서 저희 가운데서 보이지 않게 일하고 계심을 믿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일을 하겠다면서 주님의 뜻을 해치는 어리석음에서 저희를 보호 해주십시오. 겸손히 저희의 존재를 드리오니, 주님의 일을 하시는 데 저희를 사용하여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