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의 별에는 지리학자가 살고 있었다.
호기심을 느낀 어린왕자는 지리학자에게 묻는다.
“그런데 어디에 바다가 있어요?”
지리학자는 그런 것에 대해서 몰랐다.
산이 있느냐고 물어도 모른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도시와 강과 사막도 있는지 몰랐다.
“그러면서도 지리학자란 말이군요!”
이 지리학자는 실제로 강, 사막, 산에는 가보지 않는 사람이다.
그건 탐험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리학자는 왕자가 살던 별에 대해서 묻는다.
기록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왕자의 대답은 이렇다.
“꽃도 한 송이 있어요.”
지리학자는 그런 것에 대해서 기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꽃은 덧없는 것이니까.”
어린왕자는 덧없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반복해서 묻는다.
“그것은 순식간에 사라질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지.”
어린왕자는 자기가 꽃을 두고 온 것에 대해서 마음 아파했다.
지리학자는 학문으로서만 지리를 연구할 뿐이지
실제로 땅의 이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학자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그들의 지식은 관념에서 한 발도 더 나가지 않는다.
나도 그런 부류에 속하는데.
그래서 자신의 전공 영역에 한정된 것에만 관심을 보인다.
어린왕자가 꽃에 대해서 아무리 말해도 지리학자는 남의 일로 여긴다.
꽃을 덧없는 것으로 매도한 지리학자의 태도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꽃만 덧없는 게 아니다.
지금 지리학자가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는 강과 산도 덧없는 건 마찬가지다.
꽃과 산의 차이란 상대적인 것뿐이다.
그런 상대적인 차이를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면
결국 근원에 대한 정확한 판단력을 잃게 된다.
어린왕자에게는 매일 물을 주던 꽃을 통해서
세계를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이 땅의 이치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사랑하는 길이었다.
다른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아무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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