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편에는 “다윗이 아들 압살롬에게 쫓길 때에 지은 시”라는 표제가 붙어 있다. 표제는 그 시편이 쓰여진 원래의 상황을 배경을 알려 줌으로써 독자가 그 시편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 압살롬 반란의 이야기는 사무엘하 15-17장에 기록되어 있다. 이 반란으로 다윗은 왕권을 잃을 뻔했다. 따라서 이 시편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읽고 묵상하기에 알맞다.
다윗은 먼저, 자신이 절망적인 상황에 있음을 토로한다. 그는 적들에 의해 사방으로 에워싸인 상태에 있으며(1절), 적들은 “하나님도 너를 돕지 않는다”(2절)고 조롱한다. “셀라”는 시편에 자주 나오는 추임새로서 그 의미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런 다음 그는 주님을 바라보며 고백한다. 그분은 “나를 에워싸주는 방패”요 “나의 영광”이요 “나의 머리를 들게 하시는 분”(3절)이시다. 절망 가운데 처하면 절로 고개를 숙이게 된다. 따라서 “머리를 들게 한다”는 말은 희망과 용기를 가지게 한다는 뜻이다. 다윗은 자신이 간절히 기도할 때 주님께서 응답해 주실 것을 확신한다(4절). 자고 깨는 것도 주님의 허락 없이는 안 되는 일이다(5절). 그런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 하지 않겠다고 고백한다(6절).
이렇게 고백한 다음 다윗은, 주님께서 일어나 자신을 구원해 달라고 호소한다(7절). 구원은 주님께만 있기 때문이다(8절).
묵상:
다윗은 하나님에게 기름 부음을 받아 왕이 된 사람입니다. 유대인들은 시편 2편을 읽으면서 다윗 왕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내가 나의 거룩한 산 시온 산에 ‘나의 왕’을 세웠다”(2:6)고 하신 그 사람이며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다”(2:7)고 하신 그 사람입니다. 그는 뭇 민족을 점령하여 “땅 이 끝에서 저 끝까지”(2:8) 이스라엘의 영토를 확장했습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다윗은 자신의 아들에게 배신 당하여 왕권을 빼앗기고 죽음 당할 뻔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환난에서 면제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전합니다. 하나님께서 뽑아 세우신 임금도 저런 일을 당한다면, 그런 일을 당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방이 막혀 있어서 하늘로 솟아나거나 땅으로 꺼지는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다윗은 자신을 에워싸고 있던 적들로부터 눈을 돌려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고백합니다. 그 믿음으로 그는 하나님께 구원을 호소했고, 하나님은 그 기도에 응답하셨습니다.
우리는 물리적인 한계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현실에 휘둘리기 쉽습니다.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상황이 어려워지면 당황하고 불안과 두려움을 가집니다. 심할 때는 깊은 절망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럴 때가 눈을 감을 때입니다. 잠시 현실에 눈 감고 영적 진실을 보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지키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분께 믿음의 고백을 드려야 합니다. 그럴 때 불안과 두려움은 사라지고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간구의 기도를 드리기 전에 고백의 기도를 먼저 올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부부 사이에도 사랑의 고백을 자주 해야 하는 것처럼,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믿음과 사랑을 자주 고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별히, 불안과 두려움, 걱정과 염려가 엄습할 때면, 하나님 앞에 눈 감고 그분이 어떤 분인지를 고백하고 인정하는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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