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7일 밤에 우연히 CTS 방송을 통해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강남교회 김 아무개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소. 설교의 마지막 10분 정도 분량이오. 평창 올림픽 유치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 자랑을 늘어놓았소. 거기까지는 그렇다 했는데, 갑자가 북한 이야기를 하셔서 놀랐소. 남한은 겨울올림픽이 결정되어서 잔치집인데, 북한은 배가 아파서 초상집이라는 식으로 말을 이어갔소. 거기서도 끝나지 않소. 북한은 돈이 없어서 시체를 쌓아놓은 탓에 쥐와 개들이 시체를 먹고 다닌다는 거요. 그 정보를 조선일보에서 읽었다는 사실까지 확인하셨소. 빨리 북한이 망해서 남한이 주도적으로 통일을 이루자는 말로 설교를 끝냈소. 그분의 말은 도저히 설교라고 할 수 없소. 좀 심하게 말하면 '어버이연합'의 주장과 다를 게 없었소. 저런 설교가 행해지는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군지, 정말 궁금하오.
같은 날 엠비씨 ‘2580’의 한 꼭지를 보았소. 스위스 출신의 지휘자 디투아에 대한 소식이 먼저 나왔소. 그는 작년에 우리나라에 와서 지휘를 했다 하오. 나도 그런 소식을 언듯 들은 것 같소. 그는 그 당시에 기자들에게 말하기를 남북한 음악가들이 함께 연주하는 교향악단을 만들어 연주하고 싶다 했소. 그동안 그걸 나름으로 추진한 것 같소. 최근에는 그가 북한을 방문했나 보오. 북한의 음악교육과 음악활동을 견학한 것 같소. 그 장면이 비교적 자세하게 나왔소. 엠비씨 기자가 직접 가서 취재했는지 아니면 다른 데서 얻어온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정확한 사실을 말하고 있었소. 북한은 놀랍게도 디투아의 제안을 100% 받아들인다는 거요. 윤도현, 금난새, 조수미 씨도 이런 이벤트를 적극 지지한다고 인터뷰를 했소. 이를 추진하고 있는 기획사는 남한의 통일부에 허락 신청서를 18일에 낸다 하오. 엠비씨에서 통일부에 미리 알아보니 자신들은 그것에 대해서 아는 게 없고 일단 신청서가 들어오면 처리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하오.
저 두 장면이 오버랩 되오. 강남교회 목사의 설교와 리투아의 지휘 말이오. 공산당을 때려잡자는 구호에 열을 올리는 목사와 남북 평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원로급 지휘자의 모습이 말이오. 한쪽은 적개심에 불타고, 다른 한쪽은 평화의 영혼에 사로잡혀 있소. 한쪽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증오심을 역설하고, 다른 한쪽은 음악의 이름으로 사랑을 호소하고 있소. 지금 한국개신교회는 여러모로 망하는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소. 아주 씁쓸한 기분을 경험한 주일 밤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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