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하나님의 나라(6)

새벽지기1 2024. 5. 8. 06:00

하나님의 나라(6)

 

화이트헤드(Whitehead)와 하아트쇼온(Hartshorne)의 과정철학은 하나님의 관념에 시간을 포함시키는데 공헌했다. 그들의 공헌은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미래성은 하나님 안에서의 발전을 포함한다는 화이트헤드의 주장을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 우리의 유한한 현재에서 볼 때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시간 운동은 확정된 진리가 어떤 것이 될 건지, 또한 하나님의 본질에 관한 진리가 어떤 것이 될 건지를 결정하는데 공헌한다. 그러나 미래에 진리가 될 것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진리였다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 이것이 화이트헤드와의 차이점이다. 이것은 하나님과 그 이외의 모든 유한한 현실에도 해당된다. 하나님은 그 자신의 미래성에 존재하는 분으로 과거의 모든 순간에 현재하였다. 하나님은 과거에 나타나셨던 바로 그 분으로 미래에도 나타나실 것이다. 이런 논의에서 화이트헤드와 구별되는 점은 미래의 존재론적 우위성에 있다. 이 미래의 우위성은 오고 있는 분으로서의 하나님 관념에서 명백히 나타나 있다.(86)

 

위의 글에서 처음부터 화이트헤드와 하아트쇼온 같은 이름이 나오니, 골치 아프다는 그대의 하소연이 들리는 듯하오. 오늘은 김연아 선수가 한국 빙상 역사 100년 만에 피겨 스케이팅에서 처음으로,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로 금메달을 딴 날이니 너그럽게 봐주시리라 믿소.

 

그대도 알다시피 나는 과정철학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소이다. 겨우 귀동냥 수준에 불과하오. 그래서 위 판넨베르크의 설명을 따라가기도 쉽지 않소. 그냥 상식적으로만 보충하겠소이다.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과 판넨베르크의 역사신학을 단순 비교하자면 하나님 인식에서 시간이 중요한 계기로 작동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고, 하나님이 시간의 과정에서 발전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관점에서 차이가 있소. 화이트헤드는 물론 하나님이 발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오. 일전에 하나님이 존재의 과정에 있다는 판넨베르크의 말을 기억하실 거요. 이 두 가지 주장이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오. 전자에게는 처음의 하나님과 마지막의 하나님이 전혀 다를 수 있지만 후자에게는 동일하오. 창조의 하나님이 바로 종말의 하나님이라는 말이오. 여기서 하나님이 존재의 과정에 있다는 말은 하나님이 발전한다, 또는 진화한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에 있다는 뜻이라오. 그 계시의 과정이 우리의 역사에서 우연성으로 나타나기에 우리는 그가 변하는 분이라고 오해할 수 있소. 그 우연성은 바로 하나님의 자유를 가리키고, 동시에 그것은 미래가 존재론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뜻이라오.

 

그대는 이런 말이 우리의 신앙생활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주 중요하다오. 처음과 나중이 동일하시지만 우리에게 아직 전체로 드러나지 않은 하나님을 명백하게 인식할 수 있다면 우리는 바로 그 하나님을 실제의 삶에서 온전히 신뢰할 수 있을 거요. 더 나아가서 우리가 그 하나님의 손에 들어 있는 미래에 전적으로 삶의 무게를 두게 될 것이오. 그게 부활 생명이 아니겠소?(2010년 2월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