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박형호의 포토에세이

백두산 가는 길

새벽지기1 2020. 9. 8. 06:57

 

백두산 가는 길

 

겨울 백두산, 늘 마음속에 담고 있었다.

연길서 버스를 타고 수시간, 이도백하에서 숙박을 하고

백두산 매표소에 도착하니 차가운 한기가 껴입은 옷 속까지 파고든다.

매표소에서 버스를 타고, 또 지프차로 갈아타고 천지를 향해 오르는 길은 글자 그대로 빙판길이다.

차를 운전하는 기사들은 늘 있어왔다는 일인 양 시크하게 차를 운전한다.

바로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눈보라가 심해졌을 때는

잠시 경로를 잃은 듯 미끄러지기도 하였지만 금세 길을 찾아 오른다.

그렇게 오른 지프차에서 내리자마자 강한 바람에 몸이 밀리고

잠시 천지를 알현하려는 마음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걷는다.

눈바람에 시야가 좋지 않아 천지를 전부 조망하긴 힘들었지만

겨울 백두산이 주는 강렬함은 짜릿하기까지 하였다.

영하 45도의 날씨에 내리는 눈이 얼굴을 아프도록 때린다.

잠시 서있기도 힘들 정도의 바람에 밀려 넘어지기까지 한다.

오랫동안 기억될 백두의 느낌이다.

'좋은 글 > 박형호의 포토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사  (0) 2020.09.10
구두수선  (0) 2020.09.09
여명  (0) 2020.09.07
  (0) 2020.09.06
갯버들  (0) 2020.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