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존 칼빈

그리스도께서 유일한 터요 모든 것이다 / 존 칼빈

새벽지기1 2016. 6. 12. 06:16


바울은 기독교의 교리를 세우는 데에 있어서 그가 고린도교인들 가운데서 세운 터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을 말하면서(고전3:10), “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고전3:11)고 말하고 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터가 되셔서 구원을 시작해 놓으셨으니, 우리가 그 구원을 완성시켜야 한다는 뜻인가? 그리스도께서는 길을 열어 놓기만 하셨을 뿐이고, 그 길로 나아가는 것은 우리 자신의 힘으로 해야 한다는 뜻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시인할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바 되어 우리의 의로움이 되시는 것이다(고전1:30).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로 하여금 의를 얻도록 도우시기 위해서 보내심을 받았다고 말하지 않고 그가 친히 우리의 의로움이 되신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도는, “창세 전에”, 곧 영원 전부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시되, 우리 자신의 공로대로가 아니라 그 기쁘신 뜻대로하셨다고 말하며(1:4-5), 멸망에서 자유함을 얻었다고도 말하며(1:14),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뜻대로 우리가 자녀로, 상속자로 그에게 입양되었다고도 말하며(5:9-10), 그리스도의 보호하심 아래 들어갔으므로 멸망의 위험에서 해방되었다고도 말하며(10:280, 그렇게 그리스도께 접붙임을 받았으므로(11:9),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이미 영생에 참여한 자들이 되었고, 소망 가운데서 하나님 나라에 들어와 있다고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체험하므로, 우리 자신은 여전히 어리석은 자들이지만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지혜가 되시며, 우리가 여전히 죄인들이지만 그가 우리의 의로움이 되시며, 우리가 여전히 부정하지만, 그가 우리의 순결이 되시며, 우리가 연약하고 또한 무장도 되어 있지 않아서 사탄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리스도께서 받으신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가 우리의 것이므로 그것으로 사탄을 분쇄하고 지옥이 문을 깨뜨리며, 우리가 여전히 사망의 몸을 지니고 있으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생명이 되시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그리스도의 모든 것이 우리의 것이요 또한 우리가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거니와, 바로 이러한 터 위에 우리 자신을 세워야만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2:21).

 

- 존 칼빈, 기독교 강요, 중권(크리스챤다이제스트), pp 339-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