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믿음으로 말미암는 칭의를 말할 때에, 우리 자신의 행위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물리치고 오로지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그리스도의 완전하심만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과연 성경은 의롭다 하심의 순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우선, 하나님은 죄인의 비참한 처지 이외에는 자신의 긍휼을 불러일으킬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보시고 그를 긍휼히 여기사, 황송하게도 자신의 순결하고도 값없이 베푸시는 선하심으로 그 죄인을 받아들이기를 기뻐하신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선한 행위가 전혀 없는 것을 보시고서 친히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실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으시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자신의 선하심을 깨닫는 지각을 죄인에게 주셔서, 그로 하여금 자기의 행위에 대해 절망을 갖게 하고 동시에 구원을 위하여 하나님의 긍휼하심에 자기 자신을 온전히 내어맡기도록 하시는 것이다.
죄인이 복음의 가르침을 따라서 자기가 하나님과 화목되었음을 깨달을 때에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소유하게 되고, 그리스도의 의의 중보로 말미암아 죄 사함을 받을 때에 죄인이 의롭다 하심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영으로 말미암아 중생하였으나, 그는 자기의 선행에 의지하지 않고 오로지 그리스도 안에서 자기를 위하여 보관되어 있는 영원한 의만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로마서 10장의 증거는 이렇다. “모세가 기록하되 율법으로 말미암는 의를 행하는 사람은 그 의로 살리라 하였거니와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는 이같이 말하되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롬10:5-6,9). 율법의 약속들은 행위의 조건에 의존하는 데 반해서 복음의 약속들은 오로지 하나님의 긍휼하심에만 의존하는 값없는 것이 독특하다.
갈라디아서 3장의 증거도 같다. “또 하나님 앞에서 아무도 율법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니 이는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하였음이라 율법은 믿음에서 난 것이 아니니 율법을 행하는 자는 그 가운데서 살리라 하였느니라”(갈3:11-12).
율법은 믿음과 다르다. 율법의 의는 행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믿음의 의는 행위를 요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는 자들은 행위의 공로와는 상관 없이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는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복음이 베풀어주는 의를 믿음이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복음은 의를 행위와 연관짓지 않고 오로지 하나님의 긍휼하심에 둔다는 점에서 율법과는 다르다.
- 존 칼빈, 『기독교 강요』, 중권(크리스챤다이제스트), pp 276-278
'좋은 말씀 > 존 칼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은 마음의 굴복, 비참한 핍절로 무너져내린 상태이다 / 칼빈 (0) | 2016.06.10 |
---|---|
칭의의 교리를 확실히 납득할려면 하나님의 심판대를 바라보아야 한다 / 존 칼빈 (0) | 2016.06.09 |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요1:26) / 칼빈 주석 (0) | 2016.06.07 |
이 땅의 모든 것들을 넘어서서 고개를 위로 들어 하늘을 바라보라 / 존 칼빈 (0) | 2016.06.06 |
어떤 역경에도 하나님의 경영하심을 저항할 수 없다 / 존 칼빈 (0) | 2016.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