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병원에 다녀옴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4. 6. 06:58

병원에 다녀옴

 

오늘 영천 시외버스정류장 근처에 있는

아무개 정형외과에 다녀왔다.

며칠 전부터 왼쪽 발의 느낌이 불편하더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더 심해졌다.

그렇다고 크게 아픈 건 아니고

걸을 때 약간 절룩거릴 정도다.

웬만하면 그냥 지켜볼까 했는데

테니스 운동을 쉴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

 

2,3년 전쯤 이와 똑같은 증상이 있었다.

타박상을 당한 거는 아니고

특별히 심하게 운동을 한 것도 아닌데

발을 땅에 딛기 힘들었다.

그때도 왼발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양에 있는 정형외과에 가서 처방받고,

간단하게 치료되었다.

이번에도 결과는 똑같아 보인다.

오늘 점심과 저녁 때 두 번 약을 먹었는데

벌써 깨끗하게 나은 느낌이다.

이전이나 지금이나 증상은 똑같은데

그걸 대하는 의사 선생님의 태도는 상반된다.

 

이전의 선생님을 A라 하고 오늘 선생님을 B라고 하자.

A는 발이 아프다는 내 말을 듣고

아주 간단히 이유를 설명한 뒤에

아예 발을 보지도 않은 채 처방하셨다.

당시 나는 의아해했다.

엑스레이 사진을 찍든지 발을 손으로 확인이라도 했었어야 했는데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종이 위에 발 그림을 그리면서

내 발에 통증이 온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셨다.

감기처럼 아주 흔한 증상이기에

확인할 것도 없었나 보다 하고 생각하긴 했으나

너무 소홀한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 것도 사실이다.

약을 먹고 하루 이틀 만에 발이 좋아지자

나는 A의 실력이 대단하구나, 하고 감탄했다.

 

B는 발이 아프다는 내 말을 듣고

우선 양말을 손수 벗기더니

아픈 부분을 손으로 만지면서 확인했다.

그 순간에 좀 놀랐다.

남의 발을 전혀 개의치 않고 손을 덥석 잡는다는 게

의사로서 프로 정신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사진을 찍자고 해서 찍은 뒤 다시 진찰실로 들어가자

사진을 보면서 자세하게 설명하셨다.

사진은 위에서 찍은 것 한 장, 옆에서 한 장, 두 장이다.

발가락은 아니고 발가락에서 연결된 뼈의 한 부분에

구멍 비슷한 흠집이 보였다.

거기에 약간의 염증이 있어서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일단은 주사 한 대와 약물로 치료를 해보고,

그게 안 되면 수술로 그 부분을 처리하자고 했다.

내가 시골에 살아 영천에 나오기 힘들다는 형편도 감안해서

친절하게도 삼일 치를 처방해주셨다.

지금 생각으로는 약을 그만 먹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첫 번 경우와 증상이나 결과가 똑같으니 말이다.

 

환자의 입장에서 A와 B의 진료 방식이 크게 달랐다.

누가 옳은지는 모른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니다.

A의 경우에는 일단 진료비가 적게 들어서 좋았고,

B의 경우에는 환자에게 적극적이어서 좋았다.

내일 테니스 구장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이다.

의사 선생님들, 고맙습니다.